한국일보

퀘이사가 잡아먹는건 이웃 은하

2007-08-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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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 수백배나 되는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슈퍼은하’, 즉 퀘이사(quasar: quasi steller object) 가운데 일부는 자신이 속한 은하가 아니라 이웃 은하들로부터 가스를 빨아들여 에너지를 공급받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 대학 연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 태양 1조개와 맞먹는 빛을 내는 퀘이사의 가스 소용돌이의 화학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가스가 퀘이사가 속한 은하가 아닌 이웃의 보다 작은 은하로부터 나온 것임을 입증하는 최초의 직접적 증거를 발견했다.

이들은 일부 퀘이사의 경우 길게 뻗친 방출 가스가 은하 자체만큼이나 크며 이웃 블랙홀의 가스들은 무거운 원소가 극히 적고 거의 수소와 헬륨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이는 길게 뻗친 가스 줄기가 이웃 은하, 그 중에서도 더 큰 은하와 결합중인 중간 크기 은하로부로부터 가스를 빨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런 퀘이사들이 약 30억년 전에 방출된 강력한 전파의 근원이라는 사실도 발견했으며 이처럼 이웃 은하의 가스를 빨아들이는 퀘이사는 전체의 3분의1~2분의1 정도일 것으로 추산했다.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린 이 연구는 초기 우주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961년 처음 발견된 퀘이사는 저마다 가스 소용돌이로 둘러싸인 초거대 블랙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가스는 블랙홀로 빨려들면서 속도가 점점 빨라져 인력도 커지며 이로 인해 가스 소용돌이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 퀘이사가 속한 은하 자체보다 수백배나 밝은 빛을 내게 된다.

퀘이사가 처음 주목을 끈 것은 폭발하는 은하나 초신성의 잔재에만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특이한 전파를 방출하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학자들은 이런 전파를 통해 일부 퀘이사들이 빅뱅 이후 최초의 10억년 사이에 태어난 극도로 먼 은하들임을 밝혀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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