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류 아프리카 기원’ 가설, 수천개의 두개골로 입증

2007-07-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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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현생 인류의 조상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퍼져 나왔다’는 이론이 6천여개의 두개골을 분석한 최신 연구로 결정적인 무게를 지니게 됐다.

`인류 아프리카 기원’ 가설은 지난 20년 동안 미토콘드리아 DNA의 변이율 분석기법을 통해 강력히 입증돼 왔지만 일부 비판적인 학자들은 세계 각지의 인류 두개골이 각기 분명한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세계 여러 지역의 각기 다른 인류 집단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앤드레아 매니커 등 연구진은 그러나 이 두 가지 기법을 모두 사용, 세계 각지의 현생 인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예외 없이 아프리카의 단일 지역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세계 학술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105개 인류 집단의 남성 두개골 4천500여개를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에서 멀어질 수록 두개골의 크기와 모양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함께 유전적 다양성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아프리카에 남은 원래의 인류 집단은 안정된 상태에서 타집단과 교배해 다양성을 유지한 반면 이주한 집단은 전쟁과 질병, 재난 등으로 개체수 감소를 겪으면서 유전자 풀이 작아져 근친교배를 하게 된 이른바 `병목’ 현상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처럼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든 것은 두개골의 특징이 덜 다양해 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구진은 두개골의 특징이 가장 다양한 지역은 인류의 탄생지로 알려진 아프리카 남동부 지역이며 여기서 멀어질수록 다양성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대규모 두개골 표본을 새로 측정하고 여기에 유전자 데이터를 종합하는 방법으로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단일 지역에서 유래했음을 확실히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다른 초기 인류와 교배했을 가능성이 전혀 없었거나 미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매디슨 소재 위스콘신 주립대의 존 호크스 교수는 이 연구가 이미 잘못된 것으로 밝혀진 오래 전의 유전자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두개골의 다양성 만으로는 인류의 기원을 입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연선택에 의해 불과 수천년 사이에 수천종의 유전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증거들은 대부분 인류 단일지역 기원설과 동시다발적 진화설 양쪽을 모두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0년 스웨덴 학자들은 분자시계 기법을 이용,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22만1천500~12만1천500년 사이에 탄생했으며 약 5만2천년(±2만7천500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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