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908년 퉁구스카 운석 구덩이 찾았다

2007-06-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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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 상공에서 폭발해 주변의 삼림 2천여㎢를 불태운 거대 운석의 구덩이가 발견됐다고 BBC 뉴스와 스페이스 닷컴이 이탈리아 학자들의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볼로냐 대학의 주세페 롱고 교수 등 학자들은 최근 폭발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8㎞ 떨어진 체코 호수가 바로 그 운석공으로 보인다고 지질학 학술지 테라 노바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1908년 6월30일 아침 퉁구스카 상공 5~10㎞에서 폭발한 천체가 소행성인지 혜성인 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당시 충격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천배나 되는 15메가톤의 위력으로 6천만그루의 나무를 태우면서 런던의 하늘까지 훤히 비출 정도였다.


그러나 이 천체 폭발은 운석공이나 파편 등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아 학자들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고 있다.
연구진은 깊이 50m의 체코 호수의 바닥 형태가 저속으로 추락한 운석의 충격과 일치하며 반사된 지진파는 바닥에 다져진 퇴적물이나 우주 암석 일부의 존재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롱고 교수는 지난 1999년 탐사때 체코 호수를 운석공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밑바닥에 가라앉은 운석 먼지가 있을 것으로 추측해 음파탐지기로 호수 밑바닥의 지형을 조사하던 중 밑바닥이 주변의 다른 호수와는 달리 깔때기 모양으로 생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1960년대에 이미 체코 호수에 대한 탐사 결과 운석공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지긴 했지만 당시 기술은 오늘날에 비하면 매우 제한적이었다면서 발달된 기술 덕에 호수의 형태가 자세하게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호수 밑바닥에서 깊이 1.8m의 침전물 표본을 채취한 결과 마구 뒤섞인 침전물층 위에 진흙같은 침전물이 새로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운석 충돌로 인한 것이라는 결론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롱고 교수는 이밖에 지진파 탐지기에서 무언가 이상한 것이 반사되고 있는데 이것은 운석 충돌로 땅이 다져졌거나 운석의 일부가 그대로 묻혀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호수가 정말로 운석공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하 10m 깊이의 표본을 채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체코 호수를 만들 정도의 운석이라면 지름이 9m 이상이고 무게는 1천700t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에 대해 학계에서는 수긍할 만한 점이 있다는 긍정적 반응과 결정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했다는 회의적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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