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누리호 D-3] 4차 발사 임박…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

2025-11-23 (일) 05: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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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립 완료→발사→위성 분리까지 전 과정 공개

▶ 고도 600㎞ ±35㎞·승교점 시각 충족 여부가 핵심

[누리호 D-3] 4차 발사 임박…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

고흥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연구진들이 누리호 4차 발사 총조립을 수행하고 있다. 누리호는 오는 27일 네 번째 발사를 앞두고 있다. 2025.11.20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누리호 4차 발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나로우주센터에서 24일(이하 한국시간) 조립을 끝내는 누리호가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우주에 위성을 올리는지, 발사 성공 기준은 무엇인지 등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 25일 발사대로 이송…기립 후 점검 거쳐 27일 새벽 발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총조립이 완료된 누리호는 발사 사흘 전인 24일 발사대 이동차량인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오르는 작업에 들어간다.

발사 이틀 전인 25일 오전에는 조립동에서 트랜스포터로 제2발사대로 이송하게 된다.

발사패드까지 수평으로 눕혀 이동한 누리호는 이렉터(거치대)를 이용해 발사패드에 고정돼 수직으로 기립한다.

기립 후에는 발사패드 옆 45.6m 엄빌리칼 타워에서 누리호의 탯줄 역할을 하는 엄빌리칼 케이블을 연결하고 연료나 산화제 충전 과정에서 막히거나 새는 곳이 없도록 기밀시험을 한다.

에비오닉스(항공우주용 전자장비)·레인지시스템(추적장비) 점검 시험도 진행한다.

발사 운용이 시작되는 26일은 연료와 전기 계통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종합 점검한다.

발사 4시간 전부터는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 연료인 케로신(등유)과 산화제인 액체 산소 충전을 위한 준비를 마치면 기립 장치를 제거한다.


발사 전까지 모든 기기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확인되면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때부터는 자동으로 준비 작업이 이뤄지며 1단 엔진이 추력 300t에 도달하면 지상 고정장치 해제 명령이 내려진다.

누리호가 2년 반 만 다시 우주로 향하는 시점이다.

발사 시각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27일 밤 12시 55분께가 될 전망이다.

발사 가능 시각은 12시 54분부터 1시 14분까지지만 1시 12분께 발사하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근접할 수 있어 12시 54분에 가까운 시점에 발사될 것으로 보인다.

◇ 발사 13분 27초 후 위성 분리…큐브위성 20초 간격 2개씩 분리

누리호는 이륙 2분 5초 이후 고도 63.4㎞에서 1단이 분리된다. 3분 54초 후에는 고도 201.9㎞에서 페어링(위성보호 덮개)이 분리된다.

발사 후 4분 32초가 지나면 고도 257.8㎞에서 2단이 분리되고 3단 엔진이 가동된다.

이후 고도 600.2㎞에 오르면 발사 13분 27초 후 위성 분리가 시작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부터 분리를 시작하며, 이후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2기가 2기씩 약 20초 간격으로 사출된다.

각 위성이 궤도에서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간격을 둔다.

사출 순서는 세종대·쿼터니언, 우주로테크·코스모웍스, 코스모웍스·인하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컴인스페이스, 서울대·스페이스린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항우연 위성 순이다.

2U(유닛, 1U는 가로와 세로, 높이 10㎝) 크기로 가장 작은 세종대 큐브위성부터 시작해 12U로 가장 큰 항우연 위성이 분리되며 사출이 마무리된다.

분리 속도가 빠른 작은 위성부터 분리해 위성 간 상대적 거리가 멀어지도록 사출 순서를 정했다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위성을 다 분리하면 누리호는 위성과 충돌을 막기 위한 회피 기동 및 남은 연료를 배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발사 21분 24초 만에 비행을 마치게 된다.

향후 누리호는 궤도를 돌다 지구 중력에 의해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타 사라지게 된다.

항우연은 누리호 추적을 위해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에서 추적 레이더와 텔레메트리 안테나를 운용한다. 3단 엔진 종료와 위성 분리 등 후반부 비행에 관한 데이터는 서태평양에 있는 팔라우 추적소를 통해 받는다.

◇ 누리호 성공 조건은…고도 600㎞ 5% 오차 내 위성 안착

누리호의 주 임무는 차세대 중형위성 2호를 고도 600㎞ 기준 오차범위 35㎞ 이내, 경사각 97.7~97.9도 이내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약 6% 오차 내 위성을 안착시키면 되는 셈인데, 누리호 3차 발사 때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차세대중형위성은 태양에 상시 노출되는 태양동기궤도에 오르는데 위성이 적도를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하는 순간 그 지역의 태양 시각인 '승교점 지방시'(LTAN)가 낮 12시 40분에 맞아야 오로라 관측에 적절한 태양광 조건을 맞출 수 있다.

이후 부탑재 위성인 나머지 12기 위성도 고도 600㎞ 궤도에 안착한 것이 확인되면 누리호는 부차적 임무도 성공하게 된다.

다만 누리호의 공식 성공은 주탑재 위성의 궤도 안착 여부로만 판단한다.

우주청은 발사 약 1시간 20분 후 누리호 발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누리호의 성공 여부가 가려지면 이후는 각 위성의 무대가 된다.

위성들은 우선 첫 교신에 성공하면 기능 점검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위성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를 보면 최종 임무 성공 가능 여부가 가려진다.

우주청은 위성 교신 결과를 모아 발사 날 정오께 공개한다는 목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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