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장 제대로 뽑자

2007-04-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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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로(베이사이드)

지난 주일 여늬 때와 마찬가지로 교회에 갔다. 예배를 마치고 광고시간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인회장 후보로 재출마한 ○○○집사가 소개가 됐다. 곧바로 앞자리에서 그는 뒤돌아 깊은 절을 했다. 그러나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단 한 마디의 인사말은 하지 않았다. 매우 공손한 자세의 상체 굽힘이 정중하였다. 생각컨대 본인이 직접 득표를 위한 방법의 일환이요, 수단이라 생각되었다.

교회를 떠나 마켓 두 곳을 가게 되었다. 입구에 후보들 사진과 함께 부착된 슬로건을 읽어보게 되었다. 나름하여 최상의 기대되는 표어들이었다. 그 중에 눈길이 멈춘 곳은 ‘상식과 양심이 존중되는 사회’였다. 순간 이 슬로건의 주인 이미지와 엇박자 격으로 허와 기만과 우롱, 그리고 가식이라 생각하며 그냥 지나쳤다.한편 “한인사회를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권유에 의해 재출마를 결심했다”는 변을 방송을 통해 들었다. 그 때 생각에 그렇다면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인물과 한인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은 ‘나 아니면 안된다’라는 느낌이었다. 방송을 통해 이를 들은 많은 사람과 숨은 덕망과 능력의 경륜 있는 분들은 어떠하였으랴. 그저 묵묵히 고개 떨구고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니야’하며 염려스러워 했을 것이다.


많은 번뇌 끝에 굳은 의지로 결심하여 공언한 사실에 타의에 의해 번의하여 번복한 소양에 독자들은 회의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현직 공인으로서 공공의 장소에서 공언한 것은 그렇다 치고 사석의 은밀한 장소에서 은밀하게 한 말은 더 큰 허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사실이다. 즉 말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혼자 한 말은 벽이 듣고 있다는 말이 있다. 이와 연관이 있는 말로, 한 번 던져진 말은 정체된 맑은 물에 쉽게 희석되고 융해되어 변화된 물질로 변색되었다고나 할까?

나는 또다시 내일의 생업문제로 사람을 찾아 세 곳을 더 다녔다. 할 이야기를 끝내고 금번 한인회장 선거에 대해 말을 건네보았다. 그러나 누구 하나 관심 있어하는 기색이 없었다. 혹자는 “나 시간 없어 투표같은 건 못해. 아니 시간 있어도 누구 좋으라 누굴 찍어”였다. 이 퉁명스러운 말은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걸까 할 때 한인회라는 곳이 무엇을 위해, 무엇하는 곳이며, 그 속의 한인회장의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기에 내가 왜 그런데 신경 쓰고 시간 빼앗기겠느냐는 식으로 간주된다.

그러하다면 한인사회의 풍토가 주는 의미는 바로 그간의 한인회가 한인사회에 이바지 할 일을 다하지 못했음이요, 했다면 한인회가 한인사회를 위해 애써온 성과에 대한 홍보활동이 얼마나 미진하였느냐 라는 생각이 든다.다시 한인사회의 동정을 살펴보자. 미국의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황이며 불황의 늪은 더 지속될 것이란다. 그러므로 한인사회는 타민족 보다 많은 고통을 겪고 있으며 특히나 많은 서류미비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어느날 갑자기 일터에서 더 일할 수 없게 되고, 그러니 가정경제는 날로 열악해가고 있고 가정 지키기와 가족간의 윤리도덕마저 갈수록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저 내일은 오늘보다 좋은 일 생기고 좋은 날 있겠지, 자위하며 하루 하루를 마음 조이며 버티어가고 있는 냉엄한 현실이다. 앞에 유권자들은 이런 기대심리 차원에서도 우리 한인사회를 위할 한인회장 선거에 참여, 바른 인물을 찾아 투표를 할 것이다.

그리고 새 얼굴의 새 일꾼에는 타 커뮤니티가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지 공부할 줄 아는, 그래서 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세금 낼 것 충실히 내고 이 땅에 현재 살고 있으면서 어찌 타 커뮤니티와 같이 보조금이나 지원금 혜택을 얻어내지 못하는지 이런 것을 풀어 헤쳐나갈 수 있는 치밀한 성격의 보유자는 누구일까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면 세 후보자 중 누가 가장 한인회장의 적격자인가에 대하여는 입맛에 맞도록 잘 교육되고 훈련된 선거운동원의 그럴듯한 덧치레 말은 정화시켜 듣고, 접대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자가 정류시켜 유권자가 소신껏 권리 행사를 하는 것만이 한인회 다운 한인회 만들기라 생각한다. 그리고 진실로 한인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힘써 봉사하고 스스로 녹아져 훌륭한 가치의 상품화되고 후일에 큰 재화를 남길 수 있을 사람이 적임자가 아니겠는가.

여기서 참고로 잘못된 행동은 보통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스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은 채 주변만 탓하는 타성적인 사람은 되집어 같은 행태일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그러니 소음공해 일으키지 않으며 말에 소신있어 보이고 말에 책임질 줄 알며, 내실을 기할 수
있고 봉사정신이 투철한지 간파하여야 하며 동향인이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또 이웃의 권유가 있다 하여 소신 없이 투표한다면 차라리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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