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 뒤로 불행하게 살았노라’(Happily N’ever After) ★★½

2007-01-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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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불행하게 살았노라’(Happily N’ever After) ★★½

신데렐라와 왕자의 사랑은 계모때문에 파탄이 난다.

신데렐라-백설공주를 불행 주역으로

수정주의 동화로 백설공주와 신데렐라 등 고생하다가 얘기 끝에 가서 행복하게 되는 주인공들을 모두 불행의 장본인들로 만든 만화영화. 신데렐라의 사악한 계모가 끝까지 자기 뜻대로 동화 속 인물들을 통제할 수 있었다면 얘기가 어떻게 진행됐을 것인가 하는 얘기다.
영화는 동화나라의 상주 마법사(조지 칼린 음성)가 휴가를 떠나면서 자신의 멍청한 두 제자 멍크(월래스 숀)와 맘보(앤디 딕)에게 동네 살림을 맡기면서 시작된다. 이 기회를 이용, 동네 지배권 장악에 나선 것이 엘라(신데렐라의 약자로 새라 미셸 젤라 음성)의 사악한 계모 프리다(시고니 위버).
프리다는 마법사의 지팡이를 손에 넣은 뒤 세상의 모든 악인들을 왕국으로 불러들여 진행되고 있는 여러 동화들의 주인공들을 비참하게 만든다. 많은 인물 중에서 특히 큰 비운을 맞는 것이 엘라. 엘라는 머리가 둔한 왕자 험퍼딩크(패트릭 와버튼)와 로맨스를 꽃 피우나 이것이 자정이 되기 전에 합선이 돼버린다. 엘라 외에 다른 동화 속 주인공도 불행하게 되는데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게 키스를 한 왕자가 공주를 영원한 잠에서 깨우는 대신 자신이 잠에 빠진다.
플롯보다는 많은 동화들에 대한 언급과 동음이의식 익살 등에 의존했는데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곡선과 볼륨 있는 몸매를 가진 성적 매력이 넘치는 여자들로 그려져 동화 만화에 어울리지 않는다. 배경 그림은 상상력이 결핍된 볼품이 없는 모양인 대신 배우들의 음성 연기가 좋다. 신데렐라와 잠자는 숲속의 마녀 외에도 거인과 마녀 등 온갖 동화 속 인물들이 나온다. 재미있는 것은 철저히 현대 여성으로 묘사된 신데렐라가 평범하게 생긴 멍청한 왕자보다 긴 머리에 큰 눈을 한 미남인 하인 릭(프레디 프린즈 주니어)을 더 좋아하는 것.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어른들은 아이들 때문에 함께 보면서 시간을 죽일 수는 있는 영화. 폴. J. 볼저 감독. PG. Lionsgat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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