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당초 안착(Soft landing)될 것이라 생각되었던 주택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주택매매율은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수준이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좀처럼 개선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전미부동산협회(NAR)는 올해의 주택매매가 작년에 비해 5%정도가 하락할 것이라는 당초의 전망치를 7.5%로 하향조정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둔화현상은 여러 가지의 요인에서 비롯됩니다. 거시 경제적 요인들도 있을 것이며 주택시장이 모멘텀(Momentum)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주택구매자들의 심리변화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주택구매자들은 주택가격이 하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접하게 되자 관망세로 돌아서 주택매입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상태입니다.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Fear of Loss)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이익과 손해”에 대한 인식(Perception)에 있어 한쪽으로 쏠리는
신드롬이 발생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로또(Lottery)의 예를 들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로또(Lottery)복권의 당첨금액이 2억5,000만 달러가 될 경우 이에 당첨될 확률은 천억 분의 1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당첨될 가능성이 거의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당첨액
수 때문에 쉽게 1달러를 걸게 됩니다.
그런데 만일 이와 반대가 되는 로또게임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로또에 참여하면 돈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만일 당첨될 경우 현재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을 잃어버리게 되고 이렇게 될 확률이 천억 분의 1이라고 한다면 1달러를 받고 로또를 하시겠습니까?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1백 달러를 아니면 1,000달러를 받으면 전재산을 걸고 로또를 하시겠습니까?
이 경우 만일 1달러이상을 원한다면 이득을 보려는 기대보다는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처럼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주택시장에 새로운 신드롬으로 등장하여 주택시장의 모멘텀을 바꾸어 버린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드롬을 만들어낸 주범(主犯)은 아마도 ‘주택가격’일 것입니다. 지난 3-4년 동안 멈출 줄 모르고 상승하였던 주택가격 덕분에 이제는 주택을 장만하여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현저히 약화되었습니다. 주택가격이 지나
치게 비싸게 되면 기존의 소득수준으로는 모기지 융자 등의 과다한 부채상환을 감당할 여력이 없게 되고 이는 결국 주택구매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주택감당여력은 주택가격과 모기지이자율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주택가격이 높고 낮으냐에 따라 모기지 금액의 규모가 결정되며 또한 모기지이자율에 따라 상환부담이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주택감당여력’이라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주택시장의 모든 상황이 매우 매끄럽게 진행되는 듯한 착각, 즉 매일이 화창한 봄날과 같고 거리의 신호등은 모두 파란불만 켜져 있어 주택시장은 시원하게 앞으로만 달려 나갈 것으로 생각된 나머지 이것저것 따지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게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말았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주택구매자들을 다시 주택시장으로 돌릴 수 있는 ‘감당여력’ 입니다. 최근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기지이자율의 경우 감당여력에 있어 일정부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나 결국 주택시장이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가격조정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져야 할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주택가격의 하락현상은 감당여력이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는 동북부지역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로이터통신의 경제연구소에서 “감당능력”을 중심으로 주택가격과 모기지이자율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이들 동북부와 서부지역에 있어 향후 모기지이자율 및 매매가격의 변동에 따른 감당여력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동북부지역: 만일 모기지이자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주택가격과 소득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주택가격은 10%정도가 하락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만일 모기지이자율이 지난 2-3주동안처럼 하락할 경우 주택가격은 5%정도가 하락되어야 합니다.
(2) 서부지역: 만일 모기지이자율이 현재처럼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주택가격은 약 35%정도가 하락하여야 주택가격과 소득수준이 비슷하게 된다고 합니다. 모기지이자율이 지난 2-3주처럼 떨어질 경우라도 주택가격은 30%정도는 하락하여야 감당여력의 문제가 일정부분 해소됩니다.
상기의 분석에 있어 전제되는 시나리오는 경제상황이 계속 약화되어짐에 따라 모기지이자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에 있어 간과되고 있는 부분은 만일 경기하락이 지속될 경우 소득이 하락될 가능성이 있으며 만일 소득이 하락될 경우 주택감당여력 역시 동반하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뉴욕과 뉴저지가 포함되어 있는 동북부 지역의 경우 서부지역에 비해 그다지 상황이 심각한 것같이 나타나지 않아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지역에 따라 커다란 편차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