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키예프에 복음 12년… 열매 보여요”

2006-01-2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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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최영빈 목사

OC서 안정적 목회 버리고
우크라이나로 홀로 떠나
눈물과 땀으로 자비량선교
신학교·7개 개척교회 세워
“제자들 선교사 파송 꿈꿔요”

“우크라이나는 선교전략상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지난 10여년 세월을 헌신해 왔습니다.”
23년 동안 오렌지카운티의 샌타애나 장로교회와 오렌지카운티 장로교회에서 사역했고 OC교회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했던 최영빈 목사(67)는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이후 1992년부터 1여년간 모스크바에서 머물다 1994년 3월 우크라이나로 이주, 현재까지 선교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나라 중 하나다. 러시아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로 폴란드와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흑해에 인접하며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점에 자리 잡고 있다.
최 목사가 안정적인 목회와 가족을 떠나 영혼구원을 위해 혈혈단신 문화와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 사역하는 데는 그의 독실한 집안적 배경이 한 몫 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80개 교회를 개척한 한국교회의 아버지 최권능(본명 최봉석) 목사. 한국 교회 100여년 역사상 가장 기발한 전도로 한국 기독교의 부흥을 이끈 최권능 목사(1869∼1944)는 일제시대 한국교회가 신사에 무릎을 꿇을 때 마지막까지 ‘예수 천당’을 외치다 순교했다.
최 목사는 “할아버지가 외치신 ‘예수 천당’은 단순한 전도운동이 아니라 역동적인 성령운동으로 살아있는 말씀의 능력을 보여주는 증언이었습니다”고 말하며 “할아버지의 순수한 말씀 중심의 열정을 이어받아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과 희망을 주기 위해 주저 없이 나섰고 가족들도 이를 기꺼이 이해하고 도왔다”고 말했다.
12년의 자비량 선교 여정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눈물과 땀으로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키예프에 신학교와 7개 개척교회를 세우며 열매 맺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는 1000년의 유서 깊은 도시로 300만명의 사람들이 사는 전원도시이며 고대 러시아의 수도로 988년 키예프루스 대공국의 블라디미르 대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전 러시아를 기독교화한 역사적인 고장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독립 후에도 억압된 분위기가 남아있어 이들을 전도하고 함께 성경공부를 하도록 이끄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제자 양성의 일념으로 밤낮으로 학생들과 성경공부를 하며 기도에 매달렸다는 최 목사는 “현지인들을 인접 국가인 구소련 및 터키, 쿠바, 등지에 선교사로 파송할 그 날을 꿈꾸며 전도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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