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와 너라면’★★★

2006-01-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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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라면’★★★

레이철(왼쪽)과 루스가 결혼식 파티에서 희롱하고 있다.

(Imagine Me & You)

두여자 사랑그린 레즈비언 영화

‘네번의 결혼과 한번의 장례‘ 스타일의 화사한 영국 로맨틱 코미디인데 중요한 플롯의 반전을 빼고는 전체적으로 미지근한 체온의 영화다. 잘 차려 입고 잘 생긴 런던 중상류층의 남녀들이 나와 재잘대면서 말솜씨와 생김새 자랑을 하는 지극히 통속적인 작품이다.
로맨스의 두 주인공이 여자들이라는 것 외에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행적을 답보해 신선감이 모자란다. 모두 주인공이 어찌 되리라는 것이 뻔한데도 공연히 둘 앞에 장애물을 설치해 놓고 지연작전을 펴는 것도 진부하다. 결혼식 첫 장면부터 대낮 도심의 대중 앞에서 사랑의 공개선언을 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기시감이 가득하다. 여성들 특히 레즈비언들은 즐길 만하다.
레이철(파이퍼 페라보)이 증권회사에 다니는 헥(매튜 굿)과 결혼하는 날 레이철은 아버지의 팔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가다가 결혼식 꽃장식을 담당한 꽃가게의 젊은 여주인 루스(레나 헤데이-키라 나이틀리를 쏙 빼 닮았다)와 눈이 마주치면서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레이철은 헥의 바람둥이 친구 쿠프(대런 보이드)가 루스에게 눈독을 들이는 것을 알고 루스를 집으로 저녁 초대한다. 여기서 루스는 자기가 레즈비언임을 밝히는데 쿠프는 그래도 좋다고 계속해 치근댄다(터무니없는 소리).
이제 레이철은 자기가 루스에게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알고 고민한다. 고민하면 할수록 사랑은 더욱 타들고 헥은 자기와의 섹스를 기피하는 레이철이 누군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고 믿는다. 레이철과 루스가 서로 입맞추는 것은 시간 문제. 참다 못한 레이철이 루스의 가게를 찾아가 둘이 뒷방에서 격렬히 만지고 키스하는데(그런데 두 배우간에 화학작용이 부실하다) 가게로 헥이 들어온다. 루스는 남의 가정파괴에 죄책감을 느껴 장기휴가를 떠나는데 헥과 헤어진 레이철이 한발 늦게 님을 찾아 달려온다.
과연 둘은 만나게 될까요 아니면 못 만날까요. 올 파커 감독. R. Fox Searchlight. 뉴윌셔(샌타모니카), 선셋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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