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과 행복

2006-01-19 (목)
크게 작게
지금으로부터 2년 반전. 큰 수술을 한 적이 있었다. 그냥 수술이 아니라 의사는 개인 소견이라며 “3개월 내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 죽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심정이란… 죽음은 항상 남의 일이었는데 당장 내 문제가 됐을 때 충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의사가 나간 방에 혼자 남은 나의 심정은 착잡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아무도 내 심정을 알 수 없었다. 사형수의 마음이 이 같을까. 아무튼 기적적으로 건강을 다시 찾고 나는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며칠 전 우리 회사의 신년하례식 때 계열사 사장단과 부동산 지사장 등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신년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에이전트는 남의 재산을 내 것처럼 관리하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을 전도로 정직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또 남들보다 부지런해야 한다” 등등의 말을 전했다.
여기다 특별한 발언 하나를 첨가했다. 다름이 아니라 올해는 한인사회 건강 프로그램에 동참하겠다는 것이었다. 특별 부서를 만들어서라도 우리 회사 가족들뿐만 아니라 함께 울고 웃는 모든 한인들의 건강과 복지를 돌아보고 교육하여 행복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볼 수 없을까 하는 게 내 마음이다. ‘죽음의 고비’를 한 번 넘긴 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바뀐 탓일 게다.
우리 회사는 한인들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는 회사다.
한인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건물만이 아니라 그 속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을 정도로 심하게 아파 보니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는 삶을 마쳐야 하는 유한한 인생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짧게 한 평생 살다가 가는 것인데 마음에 한을 품을 필요가 무엇이고 아옹다옹 다투고 미워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내 삶의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짧은 한 평생을 객관적으로 관조할 수 있게 되었다.
시기하고 욕을 했던 사람들, 염려해 주며 사랑했던 사람들의 모든 것을 컴퓨터에 입력하면서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되면서 말하자면 철이 조금 들게 되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단순히 육체만 건강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
인간은 또한 사회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 속에서 사회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학의 정신의학자들도 ‘정신운동’을 많이 권하며 실제로 활용한다. 다른 사람과의 친밀감과 팀, 그룹의 활동이 행복을 배가시킨다.
새해에는 우리회사가 비바람 막아주는 건물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병마와 시련의 비바람까지 막아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면 무리한 욕심일까?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