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레 루스’★★★★

2005-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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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루스’★★★★

니진스키가 안무한 ‘목신의 오후’에서의 조르지 조리치.

(Ballets Russes)

‘발레 루스 60년사’ 감동적 다큐

1909 전설적인 쇼 제작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에 의해 창단된 발레 루스의 60년에 걸친 역사를 기록필름과 생존 발레단원들의 인터뷰로 이야기한 우아하고 감동적인 기록영화다. 제목이 복수인 것은 디아길레프가 1929년 사망한 후 이 발레단이 둘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디아길레프가 사망하면서 발레 루스는 러시아의 혁명을 피해 파리로 온 발레단의 댄서들과 안무가를 주축으로 발레 루스 드 몬테칼로로 재구성됐다. 1938년 이 발레단 2인의 창단자 중 한 명인 바실 대령이 동업자와의 의견 충돌로 이탈하면서 새로 구성한 것이 오리지널 발레 루스.
영화는 이 두 발레단의 경쟁과 탤런트 스카웃과 함께 이들이 유럽과 미국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남미를 순회하며 공연하는 장면을 생존 단원들(대부분 70~80대)의 인터뷰와 함께 보여준다. 발레 루스와 관계된 예술가들로는 마티스, 드비시,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조지 발란친 등.
발레단이 2차대전 중 겪는 고난과 흑인 댄서에 대한 미국에서의 멸시, 최초의 아메리칸 인디언 댄서 및 발레단의 인기와 함께 댄서들의 할리웃 뮤지컬에로의 진출 등도 이야기된다. 댄서 중 한 명은 고전명화 ‘7인의 신부’에 나왔었다.
발레 루스의 역사가 과거의 필름과 현재의 증언에 의해 흥미진진하고 가슴 뭉클한 감정과 함께 전개되는데 노스탤지어가 영화 전체를 감싸 돌고 있다. 춤에 관한 2시간짜리 기록영화인데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고 매우 극적인데 특히 놀라운 것은 발레단 초창기부터 해체 직전에 이르기까지의 활동과 댄서와 안무가들의 모습을 기록한 필름이다. 옛날 댄서들의 무용 장면과 함께 해당 장면의 장본인들이 춤을 재현해 나란히 보여주는 장면이 감동적이다.
현대 무용사에 길이 남는 두 무용단의 장구하고 화려한 역사를 볼 수 있는 좋은 영화로 반드시 춤을 추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큰 기쁨을 맛볼 것이다.
뮤직홀(310-274-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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