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선’★★½

2005-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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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½

찰스와 루신다는 외도를 하다가 엄청난 재난을 당한다.

(Derailed)

섣부른 ‘중년의 외도’경고 메시지

정신 나간 싸구려 신파극으로 멀쩡한 배우들인 클라이브 오웬과 제니퍼 애니스턴 그리고 뱅상 카셀이 무슨 정신에 이런 영화에 나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유부남이 바람을 피우면(피우려면 호텔 방문을 잠그고 하던지) 벌받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은 이 영화는 리처드 기어와 다이앤 레인이 나온 ‘부정’의 남자판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각본이 어떻게나 엉망진창인지 자기 마음대로 글을 써 말도 안 되는 영화를 보노라면 기가 차서 실소가 터져 나온다.
제목처럼 완전히 탈선해 자기 마음대로 가는 영화인데 두 유부남 유부녀가 하룻밤 정사를 했다가(채 하지도 못한다) 혼이 나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일종의 심리영화로 겉만 페인트칠한 판잣집 같은데 영화 중간에 가서 플롯이 급반전을 하지만 놀랍지도 않다.
시카고의 광고회사 간부로 병약한 딸과 무던한 아내를 두고 있는 찰스(오웬)는 중년위기에 봉착했다. 어느 날 시내행 열차를 놓친 찰스는 다음 열차를 탔다가 아름답고 발랄한 재정회사 간부인 루신다(애니스턴)를 만나게 된다. 루신다도 일상이 시큰둥한 여자.
둘은 첫 데이트 후 허름한 호텔에 들어가는데 막 섹스를 하려는 순간 액센트를 쓰는 권총강도 라로쉬(카셀)가 방에 침입한다. 라로쉬는 찰스를 죽도록 팬 후 지갑을 뺏고 루신다를 강간한다. 둘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를 안 한다.
그런데 그 뒤로 라로쉬(프랑스에서 살인하고 미국으로 튄 나쁜 놈이다)가 찰스에게 전화를 걸어와 “20,000달러를 내라” “100,000달러”내라 하며 찰스의 껍데기를 벗긴다.
간교하고 폭력적인 라로쉬는 찰스의 집에까지 찾아와 공갈을 친다. 견디다 못한 찰스는 전과자로 회사 내 우편물 배달자인 윈스턴(랩 가수 RZA)과 함께 라로쉬에게 반격을 하려다 오히려 당한다.
영화 내내 찰스는 라로쉬에게 얻어터지는데 덩치 큰 찰스가 얻어맞아 온 얼굴에 상처를 입는 모습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
중간쯤 가서 플롯이 반전을 이루며 여러 사람 죽고 후반에 가서 또 한번 반전이 있지만 거의 넌센스 코미디 같다. 야, 이런 엉터리도 있구나 하는 재미가 있다. 센추리 14, 아크라이트, 크라이티리언(웨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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