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제의 신간 ‘언니의 폐경’

2005-11-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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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문학상 수상집
언니의 폐경
김훈 저

50대 여성 내면세계, 진솔하게 묘사

소설가 김훈씨는 한국일보 기자 출신이다. 지난 80년대 중반 명작의 무대를 소개하는 문학기행이란 시리즈물을 연재하면서 미문가(美文家)란 명성을 얻었다. “매혹적인 글쓰기로,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 미학의 한 진경을 보여줬다”는 평처럼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명문으로 손꼽힌다.
김훈씨는 48년생, 올해 57세이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그는 요즘에도 어느 누구 못지 않게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더구나 내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상을 받았으니 ‘황금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1년에 펴낸 ‘칼의 노래’는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는 ‘화장’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2004년 ‘현의 노래’, 올해 ‘개’를 내놓아 베스트셀러에 오른 데다 최근에는 2005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언니의 폐경’. 50대 두 자매가 겪는 늙어감, 남편의 떠남, 자식들의 이기심과 배신, 잔잔하지만 분명한 허무감 등 황혼기의 삶의 단면을 여동생의 목소리와 시각으로 촘촘하게 그린 작품이다. ‘나’는 딸 연주가 미국 유학을 떠난 뒤,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는 제안을 받고 혼자 산다. 언니는 2년 전 비행기 추락 사고로 남편을 잃고 혼자 살고 있다 .두 자매에게는 삶의 모든 사건들이 담담하게 지나간다. 그들은 50대 여성으로서 인생의 황혼기를 예민하지만 조용하게 받아들인다.
평론가 김치수씨는 이 작품에 대해 “사물과 인간의 심정을 교묘하게 결합시켜 사물을 바라보는 50대 여성의 내면세계를 잔잔하고도 치밀하게 묘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며 “50대 여성의 몸의 변화와 내면을 이처럼 과장 없이 설득력 있게 서술한 작가는 남녀를 불문하고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평했다.
올해로 5회째인 황순원 문학상의 수상작과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을 한데 묶은 책이 나왔다. 제목은 수상작의 이름을 따 ‘언니의 폐경’.
이 책에는 구효서의 소금 가마니, 김연수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박성원의 인타라망, 성석제의 잃어버린 인간, 윤대녕의 탱자, 은희경의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 임철우의 나비길, 하성란의 웨하스로 만든 집 등 모두 9편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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