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로의 전설’★★★(5개 만점)

2005-10-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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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의 전설’★★★(5개 만점)

검은 마스크를 한 조로가 칼부림을 하고 있다.

(The Legend of Zorro)

아빠 조로, 7세 아들 조로에
엄마 조로까지‘칼부림 법석’

아빠 조로 엄마 조로 그리고 꼬마 아들 조로까지 나와 치고 박고 찌르고 차느라 난리법석을 떨어대는 스와시버클러 액션 코미디다. 1998년의 ‘조로의 마스크’(The Mask of Zorro-최근 DVD 출시)의 속편인데 전편보다 질이 떨어지는 무난하고 평범한 킬링 타임용.
주연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캐서린 제이타-존스가 모두 보기도 좋고 또 둘간의 화학작용도 좋지만 영화가 너무 펑퍼짐해서 흥이 안 난다. 또 하나 단점은 플롯이 너무 황당무계한 것. 유럽 출신의 귀족이 이끄는 비밀결사 단체가 수리수리 마수리 하면서 미국을 멸망시키겠다는 얘기가 터무니없다.
1950년.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가난하고 절망적으로 산다(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다). 캘리포니아가 제31대 연방주로 편입되는 주민투표가 실시되는데 갑자기 틀 이를 하고 얼굴에 십자가 상처가 난 악인 맥기븐스(닉 친런드)가 졸개들과 나타나 투표함을 탈취해 간다.
이때 나타나는 것이 검은 모자, 검은 마스크, 검은 장화에 검은 케이프를 걸친 조로. 조로와 맥기븐스 일당과의 칼싸움 장면이 이 영화에서 제일 잘됐다.
조로는 다 알다시피 원래 돈 알레한드로인데 아내 엘레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 호아킨(에이드리안 알론소)이 7세. 그러나 호아킨은 아버지가 조로인 줄 모른다. 그런데 느닷없이 엘레나가 남편에게 이제 조로 노릇 그만하고 알레한드로 노릇만 하라면서 부부싸움이 나 둘이 헤어진다(말도 안돼는 소리).
그리고 속으로는 서로 진짜 사랑하는 이 둘을 재결합시키기 전에 여러 가지 장애물을 설치해 놓고 액션을 만들어낸다. 그 큰 장애물이 유럽 출신의 귀족 아만드(루퍼스 시웰).
아만드는 곧 있을 남북전쟁에서 남군에게 대량의 나이트로글리셀린을 조달해 줘 링컨을 패배시키려는 악마적 계획을 하고 있다. 마지막은 달리는 기차에서 조로와 아만드의 격투로 장식되는데 너무 길다. 마틴 캠벨 감독. Columbia. 전지역
조로 영화는 1920년 더글러스 페어뱅스 주연의 무성영화 ‘조로의 마크’에서부터 지금까지 수많이 만들어졌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타이론 파워가 조로로 나오는 흑백 ‘조로의 마크’(The Mark of Zorro·1940). 정말로 핸섬한 파워와 간교하고 사악한 바질 래스본이 벌이는 칼싸움을 보노라면 눈에서 불이 나는 이 영화가 최근 Fox에 의해 DVD 특별판(20달러)으로 나왔다.
조로의 애인 역의 린다 다넬도 예쁘다. 필견의 명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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