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4형제’ ★★★(5개 만점)

2005-08-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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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형제’ ★★★(5개 만점)

머서의 4형제는 어머니의 살인자를 찾아 디트로이트를 헤집고 다닌다.

(Four Brothers)

양엄마 청부살인
교사범은 누구냐

‘디트로이트 4인’다시 뭉치다

무대는 고층 건물이 들어선 디트로이트 시내의 뒷동네요 주인공들은 최신형 권총과 경기관총을 들었지만 이 영화는 디트로이트라는 광야에서 벌어지는 폭력적인 웨스턴이다. 중무장화한 “O.K. 목장의 결투”인데 이렇게 백주에 시가전 치르듯 총질을 해대도 괜찮다는 말인가.
또 죽은 사람들이 아무리 나쁜 놈들이지만 주인공들은 살인을 자행하고도 웃으며 경찰서를 나와도 된단 말인가. 이런 일들 외에도 터무니없는 여러 사실들을 묵인할 용의만 있다면 이 영화는 길길이 날뛰는 범죄 액션 드라마로 즐길 만하다.
사우스LA 출신의 흑인 감독 존 싱글턴(보이즈 앤 더 후드)의 작품인데 오락영화로선 제구실을 하고 있지만 별로 대단치도 않은 내용을 공연히 배배 꼬아대며 복잡하게 만들었다. 순전한 유혈 폭력영화이면서도 그보다 나은 무언가가 있다는 티를 냈는데 도무지 얘기가 믿어지질 않는다.
원래 이 도시가 범죄가 많긴 하지만 디트로이트를 완전히 부패한 무법의 도시로 묘사해 시민들한테 야단맞겠다.
겨울 밤 그로서리 마켓에 들른 동네 불량아들의 수호천사 같은 이블린 머서가 강도의 총에 맞아 죽는다.
이블린의 장례를 위해 오랫동안 뿔뿔이 헤어졌던 이블린의 네 아들이 고향에 돌아오면서 재회를 한다.
성질 급하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하키선수 출신의 바비(마크 왈버그)가 맏형인데 그와 록가수 지망생인 막내 잭(개렛 헤들런드)은 백인. 혼자 디트로이트에 남아 결혼을 해 두 딸을 두고 착실히 살고 있는 제레마이아(안드레 벤자민)와 나머지 형제인 레이디스맨 에인절(타이리스 깁슨)은 흑인. 이들 넷은 불량아 시절 이블린이 입양해 형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머서 형제는 어머니의 죽음을 캐다가 그 죽음이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청부살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살인을 청부한 장본인을 찾아 디트로이트의 뒷골목을 헤집고 다니면서 주먹과 총기가 동원된 무차별 살상이 자행된다. 청부살인 교사의 장본인은 머서 형제와 함께 자란 무자비한 갱 두목 빅터(치웨텔 에지오포). 머서 형제는 역시 어릴 적 친구로 형사가 된 그린(테렌스 하워드)을 제쳐놓고 자기들 멋대로 법을 집행하면서 여러 사람 황천으로 간다.
무지막지한 액션을 코믹 터치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는데 4형제 역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는다. 액션영화 치곤 인물들의 성격 개발이 꽤 괜찮은 편,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옛날 서부시대로 돌아간 느낌이 들어 사실적이어야 할 영화가 거의 환상처럼 느껴진다.
R. Paramount.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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