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텔스’ ★★(5개 만점)

2005-07-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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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5개 만점)

스텔스기의 세 엘리트 조종사 헨리와 캐라와 벤(왼쪽부터).

(Stealth)

귀환중 번개맞은 ‘인공지능’
무인 전투기 ‘오폭 대소동’

내용 조잡, 액션 모험영화
북한 불시착등 ‘황당무계’

넌센스다. 씨도 안 먹히는 소리를 하는 비디오게임 같은 액션 모험영화다. 내용이 너무나 황당무계한 데다 연출 솜씨가 매우 조잡해 실소가 터져 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지능 수준을 지닌 호전적인 사람들을 위한 영화로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국가들을 무시하고 유린하고 있는 것도 기분 나쁘다. 어떻게 메이저인 컬럼비아가 떼돈과 이름 있는 배우와 액션 감독을 사용해가며 이런 흉물을 내놓았는지 불가사의다.
미해군 소속 3인조 테스트 파일럿 벤(조쉬 루카스)과 캐라(제니퍼 빌)와 헨리(제이미 팍스)는 A급 비밀 고성능 전투기 스텔스의 조종사들. 이들의 상사는 전쟁을 못해 몸이 근질근질한 조지(샘 쉐파드-퓰리처상까지 받은 극작가가 찬값 때문에 이런 영화에 나오다니 수치스러운 일). 이 3인조에 제4의 웡맨이 합류하는데 이 윙맨은 인공두뇌를 지닌 무인 전투기 EDI. 벤은 EDI가 반갑지 않으나 조지의 명령 때문에 팀에 합류시키면서 작전에 나선다.
첫 임무는 미얀마 랑군 시내 빌딩에 집합한 테러리스트 두목들을 때려잡는 것. 여기서 EDI가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4인조는 항공모함으로 들어오다가 EDI가 벼락을 맞는다. 이 후유증으로 EDI가 자기 멋대로 작동하면서 난리가 난다.
EDI는 다음 작전에서 벤의 명령을 무시하고 타지키스탄의 반군이 포획한 핵탄두를 공격, 핵진이 러시아까지 이동한다. 그런데 헨리는 EDI의 자의적 행위를 막으려다 영화 중간쯤서 먼저 퇴장한다. 한편 캐라의 스텔스가 고장이 나면서 북한에 불시착한다. 캐라를 사랑하는 벤은 정신을 차려 말 잘 듣는 EDI를 타고 북한으로 간다.
북한 사람들이 6.25때 중공군의 헌 옷을 입고 나와 무슨 말을 하는데 알아듣기가 힘들다. 나침반도 없는 캐라는 남한을 찾아 DMZ쪽으로 잘도 가는데 뒤에서는 북한군이 쫓아온다.
DMZ의 북한 초소에서 캐라 대 북한군간의 총격전이 일어나고 최후의 순간에 벤이 EDI를 몰고 와 북한군 초소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다.
미 호전파들의 웨트드림 같은 영화로 6자회담까지 하는 판에 북한에 앙심이라도 품은 듯 북한군인들 수십명 죽는다. 연기와 대사도 모두 수준 미달인데 벤이 EDI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코믹할 정도. 인공두뇌가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서 사람 잡는 얘기는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핼이 훨씬 더 으스스하게 잘 해냈었다. 롭 코엔 감독.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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