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자들’★★★½

2005-07-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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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들’★★★½

이상주의자들인 저항하는 세 청춘 페터와 얀과 율레는 납치극을 벌인다.

(The Edukators)

불공평한 ‘부의 분배’에 분노

지적이요 재미있는 반 부르좌 반체제 스릴러로 독일 영화다. 영화가 다소 길고 진행 속도도 완만하며 또 설교조로 말이 많지만 우정과 사랑, 이상주의와 물질문명의 대결 그리고 정치적 논제를 잘 배합시킨 볼만한 영화다.
현 선진국들의 민주제도를 자본주의적 독재에 불과하다며 부의 불공평한 분배에 분노하는 젊은 이상주의자들의 얘기가 다소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단견처럼 느껴져 옛날 영화를 보는 기분. 그러나 주인공들의 주장은 경청할 만한 것인데다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오락적 요소와 잘 섞어 흥미 있는데 전반부는 가볍고 후반부에 가서 본격적으로 관객의 관심과 주의를 강하게 이끈다.
한 아파트에 사는 친구지간인 얀(다니엘 브룰)과 페터(슈티페 에르첵)는 밤에 빈 부잣집에 침입해 집안 가구들을 완전히 재배치한 뒤 ‘교육자들’이라는 서명과 함께 ‘너희들의 부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쪽지를 남겨 놓는다. 페터의 애인 율레(율리아 옌취)는 웨이트리스직에서 해고되면서 집세를 벌 길이 없어 페터의 아파트로 들어온다.
한편 페터가 스페인으로 휴가간 새 얀과 율레간에 로맨스가 여무는데 얀은 율레에게 페터와의 밤의 행각을 알려준다. 율레는 부자 사업가 하덴베르크(부르크하트 클라우스너의 연기가 좋다)의 벤츠를 토탈시켜 월부로 피해액을 물고 있는 처지로 얀에게 하덴베르크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자고 조른다. 둘은 하덴베르크의 저택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나오나 율레가 집에 셀폰을 남겨놓고 나오면서 이튿날 저택을 재방문하게 된다. 그러나 얀과 율레는 휴가서 일찍 혼자 귀가한 하덴베르크와 조우하면서 납치극이 벌어진다.
얀과 페터와 율레는 하덴베르크를 산 속에 있는 율레의 친척 소유 오두막에 가둬놓고 대책을 강구한다. 젊은이들과 하덴베르크간에 물질과 부와 자본주와 보수성 및 체제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는데 하덴베르크는 자신이 60년대 말 극좌파 학생운동의 기수였다고 고백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납치자들과 피납자 간에 공존 무드가 조성되고 얄궂은 낙원이 형성되나 율레를 사이에 놓고 페터와 얀간에 충돌이 일어난다. 장밋빛 무드로 끝날 것같던 영화의 끝이 깜짝 놀라게 기대를 뒤집는다. 한스 바인가트너 감독. R. IFC 8월4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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