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런티어(Frontier) 기업을 찾아서/ 자니 패션 스튜디오

2005-07-2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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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와 봉제업체를 연결해주는 전문 샘플링 회사입니다.“
‘자니 패션 스튜디오(사장 김영호)’는 바이어의 오더를 봉제업체에 전달하고, 봉제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의 품질 관리까지 담당하는 위탁 판매업체의 개념을 한인 최초로 도입한 업체다.

그동안 한인 봉제업체들이 미국의류회사(바이어)의 오더를 받아 생산을 해왔지만 사실상 서브컨트랙터(subcontractor)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곳이 많았다. 제품의 품질 관리보다는 단순히 오더를 받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그쳤다는 뜻이다.전문적인 품질 관리를 요구하는 바이어와 단순 생산에 그치고 있는 봉제업계의 중간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샘플링 회사다.

‘자니 패션 스튜디오’는 이같은 샘플링업체의 개념을 통해 바이어와 한인 봉제업체의 중간에서 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 회사 자니 김 사장은 “샘플링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내 봉제업계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10년전부터 미국의 주요 의류회사들이 해외 수주에 의존하면서 미국내 봉제업계도 크게 위축됐다. 단지 규모만 작아진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인력이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회사 역시 부족해진 셈이다.그러나 바이어 입장에서는 미국내에서 생산된 제품 역시 중요하다. 김 사장은 “미국 회사에서는 미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20-30% 정도 유지돼야 신속한 시장 관리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많은 생산업체들이 해외로 나가다보니 미국내에서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업체가 적어졌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회사들이 직접 미국내 생산 파트를 담당할 부서를 만들기에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이 중간 과정에서 샘플링 회사는 미국 회사들이 주문한 의류를 직접 본을 뜨고 재단한 뒤 가봉까지 해서 샘플을 만들고, 이를 봉제업체에서 생산하도록 한다. 미국회사의 주문을 샘플로 만들 수 있는 전문성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또 봉제업체에서 만드는 제품의 품질 관리까지도 직접 꼼꼼히 챙기는 역할도 담당한다.

김 사장은 “80~90년대 대규모 봉제업소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 바이어가 원하는 것과 봉제업체가 원하는 유통 구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바이어와 봉제업체 사이에서 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0년 후반 운영하던 봉제업체를 접은 뒤 미국 의류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유통 구조를 잘 파악했고 2003년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샘플링 회사를 만든 것이다.

현재 유명 여성 의류인 ‘앤 테일러’와 카탈로그 업체 중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랜드 엔드(Land’s end)’사의 물품을 담당하고 있다. 의류회사의 주문을 받으면 패턴을 짜고 가봉을 해 샘플을 만들어 그 회사의 디자이너 등 관계자와 품평회를 갖는다. 이후 완성된 디자인을 봉제업체에 보내 생산 과정에서 꼼꼼히 품질 관리를 하게 된다. 디자이너 못지않은 의류 패션 감각과 능력이 없으면 이 과정을 감당할 수 없다. 또 전문적이며 신속한 기동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김 사장은 “앞으로 우리와 같은 샘플링 회사의 중요성과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미국 의류회사들이 중간역할부터 생산까지 다시 담당하기에는 고비용이기 때문이다.앞으로 시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는 김 사장은 현재의 기본 운영 구조에 무역파트와 해외 공장 파트, 자본 등을 함께 묶어 전략적인 팀을 만들고 싶어한다.김 사장은 “한인 봉제업계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이같은 전문 샘플링 회사의 역할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의류업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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