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장 긴 야드’ ★★★½(5개 만점)

2005-05-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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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야드’ ★★★½(5개 만점)

폴(왼쪽서 세번째)이 동료 죄수들에게 풋볼코치를 하고 있다.

(The Longest Yard)

교도소 죄수팀과 간수팀 풋볼시합

1974년 버트 레널즈가 나온 죄수 대 간수들간의 풋볼경기를 그린 드라메디의 리메이크로 원전에 매우 충실하다. 이 영화는 74년도판(최근 특별판 DVD가 나왔다)의 감독 로버트 알드리치가 만든 ‘더티 더즌’의 풋볼판이라 하겠는데 사납고 거칠면서도 요절복통하도록 우스워 대중들이 매우 즐겁게 볼 작품이다(여자들 빼고). 입건 코미디와 강철같은 근육을 지닌 거구의 사나이들이 고함을 질러가며 벌이는 육박전이 모두 조야할 만큼 야수적이지만 속은 부드러운 영화다. 특히 주인공역의 애담 샌들러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 영화의 수준을 높여준다.
플로리다에서 돈 많은 ‘암캐’같은 애인(코트니 칵스 아켓)에 얹혀 사는 왕년의 프로풋볼 명쿼터백 폴 크루(샌들러)는 도박꾼들과 짜고 경기를 조작해 영구 제명된 친구. 애인과 싸운 뒤 홧김에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걸린 폴은 집행유예 조건 위반으로 텍사스 흉악범 수용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가 플로리다에서 텍사스 알렌빌 교도소로 옮겨진 까닭은 이 교도소의 풋볼광인 교도소장 헤이즌(제임스 크로웰) 때문. 정치에 야망이 있는 헤이즌은 교도소 간수로 구성된 준 프로풋볼팀의 코치로 폴을 데려온 것. 그러나 콧대높은 간수팀장 크나우어(윌리엄 픽트너)는 폴을 두들겨 패며 교도소장의 제의를 거절하라고 윽박지른다.
신임죄수 폴은 고참 동료 죄수들한테도 따돌림을 받는다. 비미국인적인 풋볼경기 사기꾼이어서다. 그를 반기는 유일한 죄수는 입 건 ‘관리인’(크리스 록의 코미디 입심이 좋다). 헤이즌의 지시대로 폴은 온갖 흉악범들로 풋볼팀을 구성해 훈련을 시키나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선수들 중에는 전 달라스 카우보이 마이클 어빈과 프로 레슬러 빌 골드버그 그리고 래퍼 넬리 등이 있다.
폴이 좌절해 있을 때 먼 곳에서 지는 태양을 등에 받으며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네이트(버트 레널즈). 하이스만 트로피 수상자인 네이트가 코치를 맞고 폴이 쿼터백을 맞으면서 오합지졸 죄수팀은 맹훈련에 들어간다.
죄수팀에 대한 간수들의 공갈협박과 사보타지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오로지 간수팀에 이기겠다는 집념 하에 동지애로 굳건히 뭉친다. 마침내 ESPN 중계 속에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죄수팀 대 간수팀간의 경기가 벌어진다. 그리고 헤이즌은 폴에게 지지 않으면 4반세기간 교도소서 썩을 각오를 하라고 공갈친다. 두 팀간 경기가 진짜 프로풋볼 경기보다 재미있는데 거구의 남자들이 육박전이나 다름없는 몸싸움을 하는 모습이 볼만하다. 피터 시갈 감독. PG-13. Paramount.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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