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북자들에 구원의 손길을”

2004-09-15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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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서 체포된 5명 중국 국경에 버려져

▶ 피랍·탈북 인권연대, 한인 도움 요청

“탈북자들이 중국 국경지대의 토굴에 숨어서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조속히 구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베트남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달 16일 강제추방 형식으로 중국 국경에 버려진 5명의 탈북자들이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두 명의 60대 남성과 두 명의 여성, 한 명의 20대 청년인 이들이 자유세계로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힌 것은 8월4일. 이보다 앞선 7월 한국이 베트남에서 탈북자 468명을 집단으로 받아들이는 사건이 이들에게는 불행으로 작용했다.
탈북자 수색과 감시가 강화되면서 탈출의 길이 막혀 버리자 이들은 아예 한국으로 보내달라는 탄원서를 소지하고 경찰에 자수해 버렸다. 북송을 각오하고 마지막으로 시도한 대담한 행위였다.
‘월남 인민공화국 수상 각하’에게 보내는 탄원서에서 이들은 “북으로 다시 잡혀가면 감옥으로 가게 되고 이것은 죽는 것과 다름없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중국 국경지대에 버려진 이들은 현재 장소를 공개할 수 없는 토굴에서 몰래 가져다 주는 음식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배재현 대표(사진)는 “손만 쓰면 이들을 구할 방법이 있는데 자금이 문제”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탈북자들을 구출하는 루트로는 주로 강이 이용되는데 배를 타려면 한 명당 1,000-2,000달러의 비용이 든다는 것. 배 대표는 “밀림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하루라도 빨리 닿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탈북자들이 대거 한국에 입국한 후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던 한인 교민 5명을 추방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의 구명을 호소하기 위해 본사를 방문한 배 대표는 “앞으로도 베트남 경찰을 피해 숨어 다니는 탈북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나라를 잃는 설움을 겪을 때 여러 나라가 베트남을 도왔던 기억을 망각하고 비인도적인 처사를 서슴지 않는 베트남을 국제 여론이 강력히 규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는 한국내 베트남 대사관을 방문,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한국 외교부를 감사원에 고발하는 등 숨어지내는 탈북자들의 한국 입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화 (703)338-2388 배재현
이메일 mission2china@h anmail.net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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