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제사, 소방차 활주로 진입 허가했다가 번복…다급하게 “정지, 정지”
▶ 충돌로 조종사 2명 사망·수십명 부상…美당국 “사고원인 조사중”

뉴욕 라과디아공항 충돌 사고로 전면부가 손상된 여객기 기체[로이터]
뉴욕 라과디아 공항 활주로에서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 여객기가 착륙 중 소방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공항 관제와 관련해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3일 사고 당시 교신 자료를 토대로 보도했다.
NYT와 보도와 '라이브ATC닷넷'에 올라온 교신 녹음자료에 따르면 사고 직전 소방차는 활주로를 건너 지나갈 수 있도록 공항 관제실에 허가를 요청했고, 관제실은 이에 활주로를 통과해도 좋다고 허가했다.
그러나 잠시 뒤 관제사는 소방차량 행렬 선두의 1번 트럭을 향해 다급한 목소리로 정지하라고 여러 차례 외쳤다.
약 20분이 지난 후 녹음 자료에는 "아까 비상 상황을 처리하고 있었다. 내가 일을 그르쳤다(I messed up)"라는 목소리가 담겼다.
AP 통신은 "관제사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미 NBC 방송이 입수해 공개한 사고 당시 공항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활주로에 소방트럭에 들어서자마자 막 착륙한 항공기가 고속으로 트럭을 들이받는 사고 당시 장면이 담겼다.
해당 트럭은 뉴욕·뉴저지항만청 소속의 항공기 구조·소방트럭으로, 사고 직전 기내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다른 항공기의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이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출발한 캐나다 익스프레스 항공 소속 봄바디어 CRJ-900 여객기(항공편 ACA8646)가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오후 11시 45분께 라과디아 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뒤 항공기 구조용 소방트럭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 조종사 2명이 사망하고, 승객·승무원 중 탑승자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라과디아 공항을 관할하는 뉴욕·뉴저지항만청의 캐슬린 가르시아 사무국장은 이날 오전 회견에서 승객과 승무원 4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32명이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 일부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트럭에 타고 있던 대원 2명도 입원했지만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캐나다는 성명에서 사고 항공기에 승객 72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잠정 파악했다.
생존 승객들은 사고 직후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뉴욕주에 사는 레베카 리쿼리씨는 NYT에 충돌 직전 승무원들이 비상착륙 가능성을 승객들에게 경고했으며, 사고 이후 승객들이 스스로 비상탈출구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쪽에 있던 승무원이 항공기 바깥으로 튕겨 나가면서 지시를 받을 수 없었다"라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충돌 충격으로 좌석과 함께 항공기 바깥으로 튕겨 나간 승무원은 한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사고 발생 직후 라과디아 공항에 있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이착륙 중단 조처를 내렸고, 항공기 이착륙은 23일 오후 2시 이후 정상화됐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사팀을 공항에 파견해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태다. 캐나다 당국도 조사팀을 보낸 상태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라과디아 공항이 "충분한 (관제) 인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항공관제사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두 명 이상의 관제사가 근무 중이었다고 더피 장관은 전했다.
다만, 그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번 사고 여파로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라과디아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600여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라과디아 공항은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뉴어크 국제공항과 함께 뉴욕시 일대 3대 주요 공항 중 하나다. 운항 노선은 약 900편으로 주로 국내선 등 단거리 중심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