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도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 ‘버려진 땅’ 아이티(Haiti)에서 10년 넘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인승칠 목사가 워싱턴을 찾았다.
“워싱턴에 오기 전에 한국을 방문했다가 폐렴에 걸려 죽는 줄 알았어요. 아이티도 공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서울은 정말 나쁘더군요. 제 몸이 약해진 탓도 있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워낙 고생하다 보니 몸무게가 50Kg을 잘 넘지 않는다. 한국 봉제기업(율비)이 들어와 있어 이제는 한국 음식을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전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인접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한인 선교사를 찾아가 영양 보충(?)을 해야 했다.
물 한컵으로 겨우 세수하고 식용우와 물, 소금을 조금 섞은 쌀밥을 주식인 주민들. 마실 물도 석회수 밖에 없어 빗물을 받아 먹다 벌레를 먹기도 하고 영아들이 죽으면 계곡에 그냥 던져버려 썩지도 않고 말라 버리는 비참한 상황은 부인 백삼숙 목사를 통해 잘 알려진 바 있다(본보 3월 27일 보도).
한 때 30명까지 고아들을 돌보며 갖은 고생을 다하던 인 목사 부부가 요즘은 한가지 소망에 부풀어 있다.
열악한 환경 딛고 고아 사랑 전념
워싱턴크리스챤교회 후원으로 성전 건축
워싱턴크리스챤교회(신동수 목사)의 도움으로 짓기 시작한 성전(한국사람교회)이 꾸준한 진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00-800명을 수용하는 다목적 성전은 인 목사가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들을 위한 강당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올 가을 약 350여명이 입학할 예정인데 내년에는 500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교가 인기 있는 이유는 별다르지 않다. 학비가 일년에 겨우 15달러.
인 목사는 “아무리 가난해도 학부모들이 최소한 성의라도 보여야 되지 않겠나 싶어 학비 좀 내달라고 부탁했더니 등록이 확 줄어 그마저 포기해 버렸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성전 공사는 내전 때문에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벽을 쌓고 있다. 워싱턴크리스챤교회 성도들은 11일 ‘아이티 선교 기금 마련 바자’를 열어 힘을 보탰다.
신동수 목사는 “성도들이 일년간 바자를 준비했다”며 “모아진 성금으로 지붕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죽을 뻔한 목숨을 살려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에서 ‘10년간 섬기겠다’고 작정한 서원을 이미 준수했지만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다. 처음엔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려고 했던 사역이 이제는 견딜만 해서 보너스로 몇 년간 더 할 마음이다.
인 목사는 그러나 “몸이 약해 혼자로는 힘들다”며 “동역자나 후임자를 찾고 싶어도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니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인교회들이 아이티 어린이들과 자매결연을 많이 맺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인 목사 부부는 가난해도 감사할 줄 알고 두 세시간씩 기쁨으로 예배를 드리는 주민들의 열정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후원문의 (571)577-5656 신동수 목사 (509)411-4434 인승칠 목사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