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직장 최고] 한양수퍼 플러싱점 캐셔 소효순씨

2004-09-0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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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은 아름답다. 생활의 현장에서 환한 미소를 잊지 않고 씩씩하게 일하는 여성은 주위에 명랑한 공기를 전염시킨다. 일하는 남성은 멋이 있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굵은 팔뚝으로 썩 훔쳐내리고 자신의 일에 몰두한 모습은 건강한 즐거움을 준다. 자신의 일터를 자신의 집처럼, 고객을 가족처럼 대하는 직장인의 하루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하는 일은 다 힘들지만 일주일에 6일간 하루 12시간을 꼬박 서서 일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한양수퍼 플러싱점 3번 계산대에서 손님이 산 물건값을 계산하는 캐셔 소효순씨. 오전 10시부터 일하지만 하루 중 오후시간이 특히 바쁘고 주말이면 눈코 뜰 새 없다. 이민사회 특성상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로 퇴근시간에 장을 보고 가거나 주말에 교회 예배를 본 후나 플러싱 지역에 나들이 나왔다가 장을 봐가는 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3번 캐셔대에 선 그녀는 언제 보아도 성실하고 조용한 미소를 잊지 않는다.열심히 일해 받은 주급이 타주로 유학가 있는 아들의 학비가 되고 딸의 바이얼린 레슨비가 되며 사랑하는 가족의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에 씩씩하게 일하고 있다.

상사 주재원이던 남편을 따라 5년간 루마니아에 살다가 자녀들의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이주, 딸은 일리노이 주립대 3학년, 아들은 워싱턴 주립대 1학년으로 각각 유학 중이다.


“2년전 처음 캐셔 일을 시작할 때는 하루종일 서 있고 움직이지 않으니 발바닥이 아프고 팔에도 근육이 생겨 힘들었어요. 하지만 할만 해요.”하고 환하게 웃는다.줄이 길어서, 바쁘다고 빨리 계산하라고 짜증내는 고객도 가끔 있고 하루 5백명의 손님을 상대하다보면 야채에 쓰인 번호를 잘못 보고 순간적으로 가격을 잘못 찍은 적도 있다. 그러나 그녀의 깍듯한 실수 인정과 사과에 대부분의 손님들은 다음 샤핑에도 그녀 앞에 줄 선다.

오전 중 한가한 시간에는 동료들과 차를 마시기도 하고 가끔 회식도 하며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그런데 정말 일이 힘들 것같은데 그녀는 도통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고 “아이들 생각하면 더 열심히 일해야지요’”하는 말이 “지금 하는 일이 있어 즐거워요”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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