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장애 아들 키우며 사명 깨달아”

2004-06-0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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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서 은혜원 운영 -고순영 사모

“자식들을 다 시집 장가 보내고 장애 아들만 남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저희에게 장애 아들을 주셨는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사업을 정리하고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려 합니다.”
현재 중국 길림성 도문시에서 장애인 특수학교인 은혜원을 돌보고 있는 고영집 목사가 회갑연에서 남긴 말이다.
올해 37살이지만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는 자식을 보듬고 살아오면서 장애인 가족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고 목사 부부에게 하나님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을 맡기셨다.
고 목사와 순영 사모(사진)가 LA 충현선교교회로부터 는 선교사 파송을 받아 중국으로 떠난 것은 2003년. 도문시에 거주하는 6,800여 장애인들이 선교 대상이었다.
고 목사가 신학교에서 ‘일반인들의 장애자에 대한 인식태도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였다.

도문시 6,800여 장애인 대상 선교
빈곤 학생들 중퇴 많아 도움 절실

인구 13만6,000명에 조선족 57%로 빈곤한 농촌 도시에 지나지 않는 도문시에 설립된 장애인 학교 운영은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교과서도 살 돈이 없어 학교를 중퇴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나마 좋은 소식이 있었다면 뉴욕퀸즈한인교회(한진관 목사)에서 2,000달러를 보내와 지난 3월 25대의 휠체어를 살 수 있었던 것이었다.
작년 9월 ‘고순영 장학회’를 만들어 후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첫해에는 54명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올해 3월에는 7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폐암 선고를 받은 고순영 사모에게 도문시의 환경은 너무 열악했다. 또 중국에서는 후원자들을 찾는 일이 어려웠다. 지난 4월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치료도 받고 후원자들도 직접 만나자는 생각에서였다.
“한 번에 총 3,000달러면 됩니다. 그러면 가난한 학생들에게 생활비와 교육비를 지급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미주 동포들이 장학금이다 뭐다 해서 많이 도와주기는 했는데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그래서 잘 신뢰하지 않아요. 저희는 장학금을 1년에 두번 4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겁니다.” 고 사모는 한 가정이 30달러, 혹은 한 교회가 100달러씩 3년간 후원을 약정해 주면 필요한 장학기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사모도 이화여대 합격 통지서를 받고 돈이 없어 8년 안에 졸업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가난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감사하게도 4년 만에 졸업이 가능했던 고 사모는 “은혜를 갚고자 했지만 장애 아들을 키우다 보니 뜻대로 안됐다”며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살았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다행히 작년 검진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아 완치를 믿고 있지만 아직 몸이 많이 쇠약하다. 그래도 기력을 찾는 대로 다시 중국에 갈 생각이다.
고 사모는 “내가 하는 작은 일을 생각할 때 선교사라는 타이틀이 너무 무겁다”며 “죽도록 헌신하며 감사의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후원금 보낼 곳:
Pay to the Order fo Kristen C. Sohn(Koh) 6509 Tassia Dr.,
Alexandria, VA 22315 USA
문의: (703)863-2259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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