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풀톤몰 인근 한인 힘합쳐

2004-03-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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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부 기자)

뉴욕시정부의 ‘브루클린 다운타운 개발계획’에 의해 퇴거 명령을 당할 위기에 처한 ‘풀톤몰’인근 한인 건물주와 비즈니스 업주 20여명이 힘을 모아 이를 반대하는 공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동 관심사가 없어 서로 왕래가 없던 이들이 애환이 서린 생업의 현장과 피땀 흘려 구입한 건물을 잃는다는 공동의 관심사 때문에 퇴거 소식을 접한 한달 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만나서 공동으로 대책 회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맨하탄 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한인 건물주와 업주 10여명이 참석해 지역 주민들과 뜻을 같이 했으며 13일 개최된 대책 모임에는 20여명이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함께 해 진행 상황을 전달받고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토지개발계획으로 인한 퇴거 위기 소식을 접하기 전에는 자신들의 생업이 너무 바쁜데다 사업 경쟁 심리까지 작용해 두 가게 건너 위치한 한인 업주들 사이에도 인사하는 일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기자회견과 대책회의에서 같은 고민 때문에 만난 이들은 이 지역에서 수년간 장사를 해왔음에도 불구,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들은 계발계획을 막기 위해 지역 주민과 공동으로 대응하고 계획이 통과될 경우 건물주는 시장가격에 합당하는 보상금을, 업주는 사업피해보상금과 새로운 사업장소를 약속받는 공동의 목적을 얻어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 첫 단계로 사업이 바쁜 와중에도 24일 오전 10시 가게문을 잠시 닫고 브루클린 테크놀로지 칼리지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참석해 3분간 발표도 하고 반대 서명도 할 예정이다.

풀톤 몰은 브루클린에서는 처치 애비뉴 지역과 함께 뉴욕 한인 이민 초창기부터 한인들의 애환이 서린 생업의 현장이다. 많은 뉴욕 한인들이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위험한 동네에서 흑인이나 타민족을 상대로 잡화, 의류, 뷰티 서플라이, 델리가게 등을 힘들게 운영해왔다.

이 일은 풀톤몰에서 가게를 운영하거나 건물을 소유한 일부 한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한인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할 사항이다. 이곳에서 힘들게 생계를 꾸려온 한인 가게들이나 평생을 피땀 흘려 모은 돈으로 구입한 건물을 갖고 있는 한인들이 합당한 보상없이 쫓겨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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