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자유법안, 제대로 초점을 맞춰라

2004-03-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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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주(한인 자유민주수호회)

며칠 전, 지난 2개월여 남짓 캠페인을 통해 모아진 한인사회의 ‘북한자유법안’ 지지 서명을 전달하기 위하여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나의 가슴은 성공적으로 전달하였다는 보람과 기쁨 보다는 아픔이 가슴을 뒤덮었다.

“탈북자들의 처절한 증언이 나로 하여금 이 법안(북한자유법안)을 발의하도록 하였습니다. 북한의 핵문제는 그들의 인권문제와 항상 같이 테이블에 올려져야 하며 그들의 인권이 개선되지 않는 한 어떠한 보조도 해서는 안됩니다. 지금까지 북한에 보낸 모든 보조(Aid)가 김정일의 정권을 유지시키는데 큰 보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 - 상원의원 샘 브라운백의 말이다.


또한 허드슨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마이클 후루위치는 발언 중 “탈북자의 문제는 우선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이 남한입니다. 그들은 같은 민족이면서도 잠잠한 데다가 지난해 유엔 탈북자 인권 결의에도 불참하였고 이번에도 또 불참하였습니다. 참으로 창피한 일입니다.”그의 이 말은 나의 심장을 후벼파고 들어와 분노와 서글픔이 밀려옴을 느꼈다.

“일본을 보십시요. 그들은 14명의 강제납치 북송된 자국 국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남한은 6.25 당시 8만여명, 6.25 이후 500여명이 되는데도 잠잠합니다.”어느 민간단체(NGO) 대표의 말처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권운동가라 알려져 있고(그 자신이 인권 피해자) 또한 현 노무현 대통령은 인권전문 변호사로 알려져 있는데 그들은 왜 모두 잠잠한가.

입만 열면 민족자주 민족공조 외쳐대는 친북 좌경세력은 또 왜 잠잠한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그들의 참상을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나 에디 로이스 하원의원이나 어느 민간단체(NGO) 대표들 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음에도 왜 그들의 심장은 얼어 붙었는가? 자신들의 이익과 야심을 위해 민족이라는 이름을 번번이 팔아먹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한 탈북자의 증언은 급기야 필자의 눈에 눈물이 흐르도록 만들었는데, 이야기인 즉 중국으로 탈북한 북한여성이 살기 위하여 중국남자와 결혼했다가 잡혀 북송되었다. 임신하여 만삭이었는데 북한정권은 그녀의 만삭이 된 배를 굵은 각목으로 내리쳐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즉사하게 만들고 뱃속의 아이가 산 채로 튀어나오니 또한 그 자리에서 목을 비틀어 죽이
는 반인륜적 행위를 자행하였다고 한다.

샘브라운백의 말처럼 누구나 인간이라면, 온 세계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우리 한인들은 감사하게도 우리가 인권을 중시하는 이 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거듭 인지하고 ‘북한자유법안 지지 서명’이 단순히 탈북자를 돕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기를 바란다.

이것은 이념논쟁에도 우선시 되는 인권문제이며 고로 내가 인간이면 해야 하는 것이며 같은 피를 나눈 그들의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며 곧 반핵, 반 김정일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인권운동가도 아니요, 반공주의자도 아니며 또한 민족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파렴치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코리안 아메리칸일 뿐이다.

북한자유법안은 4월 말경 연방하원들이 표결에 부치게 되고 상원은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한인사회의 이 서명운동은 3월 말까지 지속할 것이나 그동안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가슴 저 깊은 곳으로부터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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