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2의 시장

2004-03-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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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일(성은장로교회 장로)

9.11 이후의 미국의 삶은 너무나 힘이 든다. 지금 세계는 미국, 일본, 중국, 인도의 구도로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그런데 누가 구라파 시장에 들어가서 시장을 개척하느냐 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자 한다.

중국은 이미 끝난 잔치집이다. 중국은 더 이상 달러나 유로가 필요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 이들은 더 이상 미국의 까다로운 시장에서 다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바로 유럽공동체 시장에서 과거의 동구라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 ‘대우’가 길을 닦다가 DJ정권에 의해 공중 분해가 된 그곳에 중국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유럽은 인구 4억5,500만명(2002년 기준)의 시장이다. 미국의 배가 되는 인구이지만 2011년에는 유럽이 구매력의 평준화가 이루어진다고 중국은 내다보고 있다. 즉, 앞으로 규제가 심해지고 탄력적인 시장으로서의 매력을 놓치고 있는 미국 보다 중국에서 유럽까지 육로로 수송을 하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처리해서 생산에서 시장까지 소량까지도 소매상 문 앞까지 신속 정확하게 공급하는 시스템을 이미 시작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도의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만든 소프트웨어의 힘과 능력이 지금 유감없이 사용되고 있다. 지금 유행되고 있는 새 단어 ‘아웃소싱’은 바로 인도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멤버들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이미 이런 현상이 2001년부터 예상되어 왔었다. 2002년부터 미국의 중요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시작하고 있었고 2003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로 뉴욕에 있는 CPA 사무실에서 의뢰받은 세금보고 서비스는 즉각 인도의 뱅가로어의 작은 사무실로 보내진다. 이 사무실에는 미국의 모든 필요한 세금법규집 등이 데이터 베이스에 입력이 되어 있다.
이미 미국에서 CPA 실무훈련을 받은 인도 청년들이 필요한 작업을 바로 진행한다. 다시 돌려보내기 전에 시니어가 종합 검사를 한다. 그리고 뉴욕 CPA 사무실로 보내진다. 불과 수시간 안에 기본적인 보고를 끝낸다.

뉴욕의 CPA는 무엇을 할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든가 하면 된다. 이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가장 쉬운 예일 뿐이다.앞으로 인도의 사무실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하여야 할 직장의 일들이 컴퓨터로 인해서 값싸고 빠르게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무더기로 빼앗기고 있는 것이 아웃소싱이다. 노동력이 필요한 재화의 창출은 모두 중국에 넘겨주고 죽도록 공부해서 학위를 받아서 꿈을 키우겠다고 노력하던 MBA들은 인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남의 나라 사정도 중요하지만 우리 뉴욕 동포들의 앞날을 생각해 볼 때 한 발 물러서서 냉정히 앞날을 내다 보면 길이 열린다. 즉, 제 2의 시장에 눈을 돌리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예로 앞서 말한 ‘대우’가 노렸던 동구라파의 부다페스트를 찾아서 오는 봄날에 단체 관광으로 찾아본다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우선 구라파에서 제일 큰 중국인 타운을 찾아가 보면 이미 2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미 1980년대에 이미 중국 유학생들이 2000년대를 대비한 길을 닦고 있었고 우리 나라에서는 대우가 이미 아스팔트를 닦았던 길이다.

이곳이 바로 구라파 시장의 허브이기 때문에 독일, 스페인, 이태리 시장을 점령할 요지였다. 우리 한인들이 팀으로 뉴욕에서의 경험과 지혜로 뉴욕의 불황으로부터 새로운 교두보를 현지에 만들 수 있다면 승산이 있는 뉴요커들의 터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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