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노인에게 눈을 돌리자

2004-03-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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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취재부 부장대우)

노인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의학의 발달과 생활의 편리함 그리고 건강 관심 증폭 등으로 환갑을 넘긴 한인들도 젊은이 못지 않은 외모와 건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노인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환갑잔치를 거창하게 갖는 한인 수도 줄어들고 있으며 은퇴 연령도 늦춰지고 있다.이와함께 노인들을 위한 한인사회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비영리단체들의 노인대학이나 노인 프로그램도 늘어났으며 노인들의 권익을 위한 단체도 증가했다.


한인사회에서 인원 동원을 가장 잘하는 단체의 하나가 노인단체로 꼽히는 등 젊은이들보다 더 잘 뭉치고 높은 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노인들을 위한 권익 활동을 들어다보면 노인을 위한 활동은 노인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년이나 젊은이로 구성된 많은 한인 단체들이 청소년이나 2세를 위한 활동은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후원하고 있지만 노인들을 위한 행사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훌륭한 어머니 상을 주는 재미한국부인회나 노인잔치를 개최하는 상록회, 플러싱 경로센터도 55세 이상의 노인들이 주 멤버다.물론 한인사회의 일부 봉사자들은 외로운 노인이나 노인들을 위한 활동을 직접 마련하고 있
다. 하지만 청소년이나 2세를 위한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그 수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한인 단체뿐만 아니다. 한인 업소들도 마찬가지다. 한 노인은 사우나에 들어가려다 몸이 불편해 보인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 지난번에는 들어갔다고 사정했지만 근무하는 여성은 냉정하게 거절했다. 이 노인은 당시가 주말이어서 거절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늙어간다. 그리고 늙으면 여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의 미풍양속인 경로사상이 중년과 젊은이들에게 골고루 깊게 뿌리내려 노인을 존중하는 한인사회로 거듭난다면 우리 모두 여유 있게 늙어갈 수 있을 텐데...

젊은 기자가 이렇게 말하면 질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솔직히 늙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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