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옷만 벗으면 무조건 예술인가

2004-03-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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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오(우드사이드)

이 근래에 들어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이 마치 경쟁이나 하듯이 옷들을 벗어 던지더니 드디어 일을 내고 말았다.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국내에서 벗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는 외국으로 원정까지 가서 벗으며 난리를 치더니 결국은 연예인으로서는 사형 선고와 같은 연예계 퇴출이라는 사약을 받은 연예인마저 생겨난 판이다.

<방구가 잦으면 X이 나온다>는 속담이 꼭 들어맞는 상황이 되었다. 꼭 옷을 벗어야만 예술인가? 그것도 무명 연예인이라면 그래도 “무명이니까 얼굴이라도 알리고 또 잘 하면 뜰 수도 있을테니까” 라고 이해해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하나같이 이름깨나 날리는 유명(?) 연예인들만이 옷을 벗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들은 언필칭 예술 운운하면서 누드로 도전하는데 진정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남기고 싶다면 차라리 누드 모델로 전업하여 마음껏 벗고 끼를 발산하는 쪽이 더 낫지 않겠는가?

부업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옷을 벗는다면 결코 예술작품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예술이란 확고부동한 목적의식과 순수성, 그리고 예술에 대한 정열이 삼위 일체가 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예술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벗으면 무조건 예술이라는 저속적인 개념은 지워버려야 한다. 몸매에 자신이 있다고 너도 나도 다 벗으면 이건 예술이 아니라 외설이다.

모든 직업에는 전문가가 있는 법이다. 연예인은 연기의 전문가다. 누드 예술은 나름대로 전문가가 따로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애쓰지 말고 연기 또는 음악이라는 한 마리의 토끼라도 확실히 잡으려고 노력하라. 그대들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아닌가?

연예인으로 사랑 받고 장수하려면 육감에 의존하지 말고 연기로 승부를 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대들의 열과 성을 다한 연기를 보기 원하지 속된 표현의 얼짱이나 몸짱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본연의 직업에 충실히 임하는 그런 연예인을 우리는 원한다.더욱 분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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