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방화피해 한인가족에 온정을

2004-03-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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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취재부 기자)

지난달 29일 베이테라스 주택가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으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유미나, 정위니 양 가족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온정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뜻하지 않은 방화사건으로 큰 피해를 당한 이들 가족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은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다 주고 있다.

사건 직후 유양이 재학중인 PS 169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피해 학생가족 돕기 모금운동을 전개, 1차로 모아진 600달러를 유양의 언니이자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유하나 양의 유족들에게 전달했으며 이어 2차로 모아진 900달러를 피해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나양 가족은 언니와 함께 모든 것을 잃었으며 현재 모친까지 미나양 간호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에 병원비는 물론 생계조차 막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나양 가족은 미나양이 퇴원하더라도 당장 돌아갈 집이 없는 등 도움이 절실하다. 정위니양 가족도 새로 이주할 주택을 물색 중에 있으나 사정은 마찬가지로 도움의 손길이 요구되고 있다.

소나기가 간간이 내린 지난 주말, 피해주택 이웃집 앞마당에서 실시된 ‘베이크 세일(Bake Sale)’은 인종을 초월한 아름다운 이웃 사랑의 표본이었다. PS 169 초등학교 교사들과 소방관, 한인 및 지역 주민들이 베이크 세일에 참가, 기금모금에 동참했다. 특히 베이크 세일은 피해가정의 이웃인 바바라 랜들씨의 딸 엘리슨(9살)양이 제안, 인근에 위치한 던킨 도넛
과 베이글 클럽, 월범, 케이크 박스 등의 동참으로 이루어졌다.

고사리 손으로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하루종일 도넛을 판매한 엘리슨양은 “친구들과 함께 피해 가족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의논하다 베이크 세일을 생각해 냈다”며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홍보전단을 뿌렸다”고 밝혔다.

이날 세일에 참석, 줄곧 현장을 지켜보던 한 한인 학부모는 “인종을 초월한 이웃사랑의 현장”이라며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인 피해가족 돕기에 이제 우리 한인들과 기업, 교계가 적극 나서야할 때”고 강조했다.

이민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은 이민 사회 공동의 문제이기에 피해 학교 및 인근지역 주민들과 한인들만의 동참이 아닌 이 지역 전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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