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의욕부족은 ‘정상’
2004-03-08 (월) 12:00:00
국립연구팀 “성취동기 낮은 것은 대뇌 미성숙 탓”
“우리 아이는 다른 건 다 좋은데 너무 게을러서 탈이에요.” “애가 승부욕이 너무 없어요. 성적이 떨어져도 덤덤하고… 지켜보는 내가 더 답답하죠” “자기가 좋아하는 것 외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한결같은 푸념이다. 하지만 ‘둔감한’ 아이들 때문에 부모들은 더 이상 속을 끓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창 호기심과 신체활동이 왕성해야 할 사춘기 청소년들이 의외로 게으르고 둔감한 것은 ‘대뇌중추의 미성숙’탓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립 알콜중독연구소 뇌신경연구팀의 실험에 따르면 사춘기 청소년들은 ‘의욕’을 부추기는 대뇌 부분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뇌의 이러한 기능은 20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각각 12명씩의 12∼17세 남녀청소년과 22∼27세 청년그룹을 나눠 동일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과제는 아르바이트 게임. 일정시간 컴퓨터 게임을 하도록 하고 시간에 따라 20센트에서 5달러까지 급여를 지급했다. 과제가 끝난 뒤 두 그룹의 참가자들의 뇌를 MRI 촬영해 비교했다.
그 결과, 청년그룹은 대뇌중추의 특정부분에서 급격한 혈액증가와 세포핵의 확대가 관찰됐다. 반면 청소년그룹에서는 실험전과 별다른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돈’이라는 확실한 성취동기를 부여했음에도 청소년들은 특별한 ‘의욕’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번 달 신경과학 저널에 보고된 연구보고는 성취동기에 대한 반응을 주관하는 대뇌중추는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성숙해 20대 초반부터 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가지 특징은 이 과정에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 다양한 성취와 그에 따른 보람을 자주 느낄수록 대뇌활동도 더욱 왕성해질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덧붙였다.
<신복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