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진정한 봉사

2004-03-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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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숙(서니사이드)

며칠 전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회 안에서 봉사만 찾다 보면 궂은 일 보다는 생색나는 쪽을 택하는 숫자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궂은 일도 마다하고 정말 무명자의 봉사정신을 기리며 열심히 묵묵히 하시는 분들은 말씀 또한 없으시단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남이 알아주나 보다.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안에서의 봉사만 생각하다가 우연히 그 날은 안내봉사(교회에 오는 성도를 반갑게 맞이하는 봉사)를 하는 주일날이었다.
주일날이면 교회 주변은 성도들의 똑같은 시간 주차관계로 미터기 주차들을 시키고 예배에 참석하는데 어떤 한 성도가 눈에 들어왔다.


이 분은 요즘 순식간에 떼는 소위 딱지(티켓)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주변을 돌면서 열심히 차량마다 동전(25전)을 넣고 있었다. 그 분이 왜 항상 바지 주머니에 폼 안나게 25전 동전을 한웅큼 넣고 다니는지 그 때 알았다.

자기 차만 넣고 가는 게 아니라 주변차량 모두를 체크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얼마나 감동되고 깨달아지는지. 아- 저 모습이 정말 진정한, 시키지 않아도 하는 우러나는 봉사라는 것을…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내 안내도 형식이 아니라 정성으로, 사랑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일회성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잠시, 이번 주에도 역시 그 성도님은 주머니에 쩔렁쩔렁 하는 동전소리를 내며 표 안나게 짬짬이 차량들을 체크한다. 잘은 모르지만 티켓 하나에 많게는 백여달러가 된다고 들었는데 그 분의 25전 동전이 오늘도 우리 모두를 지켜주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 좋은 향기를 내는 많은 분들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우리의 영혼은 맑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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