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순절과 그리스도 고난

2004-03-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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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순(예수원교회 목사)

사순절은 예수님의 수난기간을 기해 40여일간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신앙 점검을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을 생각하면서 참회하며 경건하게 자신을 보살피는 신앙적인 절기로 봐야 할 것이다. 더우기 지난 2월 25일 (재)수요일부터 개봉된 그리스도의 고통이란 영화를 보면서 오늘이란 현대 세태를 점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순절이 시작한 처음 의도는 그리스도를 섬기는 교회와 신도들의 영성을 위해 자신들의 심령 깊은 곳의 허물과 죄를 머리에 배수건을 쓰고 재를 뿌리며 참회하는 순수한 신앙 부흥을 일으키는 요소가 가득했던 것이다. 그런 뜻에서 오늘이란 사회현상을 비춰볼 때 너무나 거리가 먼 세상이 된 것이다.


지금 미국은 온통 대통령선거와 동성 결혼식으로 신문과 방송, TV에서 매일 시끌벅적하다. 사람이 죽어가는 이라크 전쟁이나 북한의 고통의 소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미국은 지금 건국 초기의 청교도 정신은 가고 죤 두이의 실용주의만 팽창하여 이제 사람도 영적인 인격보다 육적이고 감각적인 물질적인 관계로 전락되어 물질만능주의로 번져가는 현상이다. 마치 소돔 고모라가 망할 때처럼 로마의 폼페이가 화산으로 개벽이 될 때와 똑같은 현상이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했다. 미국은 지금 사순절이 요구되는 시기이다.그리스도의 고난(Paission of the Christ)이란 영화는 크리스찬인 멜 깁슨이란 영화감독이 신앙심 깊은 34살(68년생)된 짐 캐비즐이란 배우를 고난받는 예수님의 모습을 연출하게 한 작품이다.

내용은 십자가 지시기전 12시간 동안의 모습인데 대체적으로 이전의 예수 영화보다 훨씬 복음서에 가깝게 재연되었다고 본다. 필자가 본 것으로는 마지막 한 마디 “다 이루었다(It is finished(요 19:30)”가 빠진 것을 아쉽게 여긴다. 언어는 예수님 당시 사용 아랍어와 고대 라틴어였다.

그래서 영어 자막이 나온다. 성경을 어느 정도 알면 영상으로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영상 보다 그 속에 담긴 고통의 의미가 감동과 충격적이다.

온몸을 만신창이가 되게 처절하게 치고 발로 차고 주먹과 손바닥으로 때리고 머리에 가시관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고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12번이나 넘어지며 골고다로 가는 그 모습, 바로 나와 우리 인류를 위한 대속의 고통이었다.

주님의 사순은 40일 사순이 아니라 죽을 사, 아버지 말씀을 죽는데까지 순종하는 순의 사순(死順)이었다. 모든 만사는 죽음이란 희생이 있어야 새 생명이 나오는 철칙이 있다. 모든 생명체는 죽음 후에 다시 온다. 예수의 고난은 바로 우리를 살리는 희생 제물이었다.

지금 한국이나 미국에 책임지는 아픔이나 희생이 없다. 한국의 3.1운동은 분명 선열들의 고통이었다. 33인이 서명할 때 김선주 목사는 “이 독립선언서에 도장 찍고 나라를 위해 죽는거라” 하시면서 서명했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일본신사참배 반대로 순교한 주기철 목사가 있었고, 6.25 당시 손양원 목사는 공산당에게 순교를 당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엔 정치
지도자들이 정당이나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자가 없다.

또 한국교회도 모두 높은 감투나 이권에만 열을 올리고 진정한 희생자가 안 보인다. 사순절기에 그리스도의 고통은 미국이나 한국에 예언자적 메시지가 된다. “피 없이는 사함이 없다”고 했다. 우리 모두 고통을나누며 남의 고통을 대신 지는 사회가 될 때 진정한 평화와 축복이 있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오늘을 점검하고 앞을 내다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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