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자녀교육 위협하는 교내범죄

2004-03-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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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밀집지역인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일대의 초·중·고교에서 발생하는 범죄율이 뉴욕시내 학교의 평균치 보다 높다는 통계 수치는 한인 자녀교육에 대한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한인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의 범죄율이 높다는 것은 한인학생들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범죄에 빠질 가능성 마저 크기 때문이다.

시교육청과 경찰국의 통계에 따르면 한인학생들이 많은 플러싱의 PS 22, JHS 189, 플러싱고교 등 초·중·고의 범죄 발생률이 뉴욕시내 초·중·고의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플러싱지역 학교의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같은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더라도 학부모들이 이미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들어 한인들은 보다 안전한 자녀교육을 위해 베이사이드와 후레쉬 메도우로 이사하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이번 통계에 따르면 이른바 좋은 동네인 베이사이드의 좋은 학교로 알려진 카도조고교, 베이사이드 고교, 프랜시스루이스 고교의 범죄 발생률도 뉴욕시의 학교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초·중·고교의 학업 분위기와 교내 범죄율은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학생들은 이 시기에 학업 뿐 아니라 인격의 기초가 잡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춘기에는 교우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자칫 잘못하면 빗나가서 일생을 그르칠 위험이 매우 크다.

수년 전 콜럼바인 고교에서 무차별 총격 살해사건이 발생한 후 각급 학교에서 총기사고가 빈발하여 학교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널리 인식되어 있다. 교내 범죄율이 높다는 것은 자녀들의 안전문제가 위험하며 또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우기 한인들은 대부분 부부가 함께 사업을 하거나 맞벌이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교육을 학교에만 맡기는 경향이 많다. 또 언어 불편 등으로 인해 학교의 교육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나 자녀들과의 대화 부족으로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교내 범죄율은 자녀교육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한인들은 자녀 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내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당국과 경찰, 청소년 선도기관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한인들도 이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한인 학부모회와 한인 교사회 등을 통해 조직적인 활동을 하고 학부모 개개인이 자녀들을 범죄행위와 범죄 피해에서 보호하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 한인밀집지역에서 나타난 높
은 교내 범죄율을 계기로 한인들은 자녀교육문제에 대해 한층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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