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숨겨진 노예수용소(The Hidden Gulag)

2004-03-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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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David Hawk씨가 작년 11월에 Hidden Gulag이란 책을 썼다. 탈북난민보호 뉴욕협의회에서는 1월 30일에 David Hawk씨를 강사로 초빙하여 뉴욕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저자의 강연을 통해 북한에 숨겨진 각종 수용소의 실태를 전체는 아니지만 약 80% 정도는 알 수 있었다.저자에게서 피나는 노력, 정의를 파헤쳐 사회에 알리려는 정의감, 악한 정권에 의해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휴매니즘, 잘못과 거짓을 고치려는 사명감을 넉넉히 찾아볼 수 있었다. 그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저자는 40년간 인권유린 현장을 찾아다니며 진상을 조사하여 전세계에, UN에 폭로하는 임무를 수행해 온 분이었다. 캄보디아 주재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크메르루즈 참살현장 조사관, 르완다·브룬디 참살현장 조사관, 국제사면위원회 디렉터(책임자)로 봉사했고 3년 전에 워싱턴에서 창립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창립 멤버이다.


그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북한에는 6개의 이름을 가진 수용소에 10만명 이상이 감금되어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체제 비판자, 성분 나쁜 자, 남한에 연고가 있는 자, 선교사·목사·미국인과 접촉한 자, 종교를 접한 자, 외국신문·라디오 들은 자, 성경 반입자 등은 최고 악질범으로 분류되고 관리소나 교화소에 구류된다.

그곳에는 변호사도 없고 재판도 없고 언도도 없다. 오직 죽을 때까지 강제노동에 처해지다가 죽으면 나가는 곳이다. 성분 나쁜 자는 3대까지 이곳에 갇히고 전가족은 뿔뿔히 흩어져 격리 수용되고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감금시키고 있다.

열악한 식량으로 탄광에서, 벌목장에서 하루 10~12시간씩 강제노동에 시달린다. 95년 이후 극심한 식량난으로 이런 곳에서 죽어나가는 자가 매월 100여명은 된다고 한다. 또 탈출하다가 잡히는 자, 반동 꾀하다 잡히는 자, 불평불만자는 모든 사람이 모인 가운데 공개처형 시킨다.

관리소의 군기는 공개처형으로 유지한다. 부부가 감금될 시 성적 결합은 금지되나 어쩌다 아이가 태어나면 반동의 아들이므로 다음 세대에 영향이 있다며 영아 살해시킨다고 한다.

30도 영하의 날씨에 나무에 묶어놓는 동태 고문도 한다. 도망자는 무조건 총으로 사살토록 경비병은 명령을 받는다. 노예수용소는 거의 외딴 산골에 위치하고 있으며 2천~3천명 단위로 떼어놓고 1년에 기아로, 노동으로 죽어가는 숫자는 1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참으로 말로 다할 수 없는 비참한 고통과 형벌이 가해지는 곳이 북한 지하수용소이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첫째는, 북한정권은 정치범 수용소가 없다고 말하나 실제는 존재하므로 전세계 여론과 인권단체, 국제사회는 이런 악질적인 만행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둘째는 북한에 각종 지원, 원조를 줄 때는 반드시 인권을 거론하고 고치는 것을 조건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북한정권만 연장시키는 꼴이 되고 강제노역에 고생하는 자들이나 탈북자, 북한주민들은 계속 도탄에 빠져 죽어만 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북한은 외국의 지원 없이는 식량문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이다. 고로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 갇힌 자들의 인권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손영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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