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솔선수범

2004-0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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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플러싱 공영주차장 민영화 프로젝트’ 개발권 수주사업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약 5.5 에이커에 달하는 금싸라기 땅에 17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게 되는 이 건설사업은 한인타운인 플러싱 심장부에서 이뤄지는 사상 최대의 재개발 사업이다.

한인사회의 번영과 쇠퇴가 결정되는 갈림길이 될 수 있기에 한인 부동산업자들과 투자자들이 힘을 모아 뛰어 들었다. 공영주차장 자리는 한인타운의 중심이기 때문에 한인들의 손으로 개발하는 것은 너무나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한인사회가 재개발을 맡게되면 플러싱을 명실상부한 한인타운으로 지켜나갈 수 있게되는 것이다.이처럼 이번 재개발 사업에 한인사회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공영주차장이 있는 플러싱은 한인 이민 역사의 1번지이자 고향과 같은 곳이기에 우리가 개발하고 주체가 되어 후손들에게까지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공영주차장 개발을 한인사회가 해낸다면 그동안 타민족 상권에 밀렸던 한인상권의 확고한 위치를 갖게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플러싱이 점차 한인 밀집지역에서 중국인사회로 밀려나는 현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참여는 플러싱을 한인타운으로 지킬 수 있는 우리의 힘과 단합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됨과 더불어 한인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다소 한발 늦은 감이 있지만 한인사회에 범동포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추진위는 지난 13일 1차 투자 공청회를 열었고, 한인 120여명이 관심을 갖고 참여, 한인들이 힘을 모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매우 고무되어 있다.이에 힘입어 추진위는 뉴욕한인직능단체장협의회 산하 모든 회원 단체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각 협회장들이 추진위 공동 자문위원을 맡기로 하는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추진위는 어떤 방법으로든 이번 개발에 꼭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인사회의 단독 입찰 추진과 병행하여 만의 하나 이번 개발에 한인들이 배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미국 개발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한인사회 지분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입찰 신청 시 사용할 주식회사 명칭을 ‘유니온 스트릿 파킹랏 코퍼레이션’(Union St. Parking-Lot Corp.)으로 정하고 뉴욕주정부에 회사 설립 등록 절차도 마쳤다.

주식회사 등록절차를 마친 추진위는 임시 체제로 운영돼 온 위원회 조직을 3인 공동위원장, 6인 실행위원 그리고 직능단체장들로 구성된 공동 자문위원 등으로 새롭게 편성하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는 27일 제2차 투자 공청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2차 투자 공청회에서는 참석자들에게 투자 참여 방법과 투자 이익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또 공청회가 끝나는 대로 현장에서 투자 참여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동참서명과 함께 투자금을 접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추진위는 공영주차장 재개발 사업을 위해 입찰 신청을 할 때까지 드는 비용을 설계 등 개발계획 준비를 위해 약 25만 달러와 예치금 25만 달러 등을 합쳐 50만 달러 정도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1,000달러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발기인 300명 정도를 유치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만약 낙찰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 개발 계획에 소요된 25만 달러는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인들이 관심은 높으나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현재 제일 중요한 것은 추진위 구성원들이 먼저 투자에 솔선수범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추진위 구성원들이 최소 투자금인 1,000달러뿐 아니라 더 많은 투자금을 먼저 내어놓을 때 투자를 망설이는 한인들도 추진위를 믿고 선뜻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플러싱 공영주차장 민영화 프로젝트 개발권 수주작업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한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기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추진위 구성원들이 자신 있게 ‘나를 따르라!’며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연창흠 <편집위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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