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프트, 예술가 분위기 내면서 살아볼까

2004-0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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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트,  예술가 분위기 내면서 살아볼까

로프트는 전통적인 아파트와 달리 베드룸과 리빙룸의 구분을 두지 않는 오픈 스페이스와 높은 천장이 특징이다. 사진은 플라워 스트릿 로프트의 모델 하우스.

리빙룸과 베드룸 구분없이 탁 트인 공간
천장 높고 벽 대신에 대형유리로 꾸며
작업실·사무실로 개조해 사용 가능

젊은층·전문직에 인기 LA에 첫 등장
사생활 보호엔 취약… 판매업은 못해
거주-작업실 겸용 허용여부 확인해야


로프트에서 살아볼까!
뉴욕 등 전통적으로 미 동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로프트(loft) 건축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LA를 비롯한
남가주에 상륙했다. 로프트는 작업실과 주거공간이
필요했던 미술가나 음악인들이 비싼 렌트비를 피해 허름한 공장 건물을 개조하면서 비롯됐다. LA 다운타운 지역은 뉴욕과 같이 1800년대 말과 1900년대 초에 지어진 대형 콘크리트 건물이 많아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로프트화’(loftization)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해 왔었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제임스 한 LA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다운타운 지역에서 콘도로는 22년만에 처음,
또 로프트로는 처음인 ‘플라워 스트릿 로트프’의 개관식이 열렸다. 이날 개관한 플라워 스트릿 로프트를
통해 로프트 건축 스타일의 특징과 장단점을 알아본다.



로프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기존의 아파트와 콘도와는 달리 리빙룸과 베드룸의 구분을 두지 않는 ‘오픈 스페이스’ 구조로 돼 있다. 이는 작업실이나 사무실이 필요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개조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프트의 또 다른 특징은 천장이 최고 20피트까지 높고 대형 창문을 갖고 있다. 2층 구조의 로프트의 경우 하나의 천장으로 이뤄져 있어 탁 터진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이같은 구조로 주로 젊은층과 전문직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베드룸이 줄 수 있는 개인 공간이나 프라이버시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로프트의 장점은 치명적인 단점일 수 있다.
스테이플스 센터 인근 플라워 스트릿과 11가 사이에 위치한 플라워 스트릿 로프트도 이같은 오픈 스페이스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2층 구조 로프트의 경우 1층에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부엌과 리빙룸의 개념이 따로 없이 탁 트여 있다. 2층도 베드룸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코너에 있지만 벽이나 문은 없다. 베란다로 통하는 ‘벽’은 모두 대형 유리로 돼 있어 다운타운 고층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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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스트릿 로프트 빌딩 전경.

플라워 스트릿 로프트는 임대 대신 91개 유닛을 콘도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개관한지 보름도 안 돼 90% 이상이 이미 매각됐다. 크기는 1,283스퀘어피트에서 2,232스퀘어피트로 40만달러에서 펜트하우스 스타일의 ‘수퍼 로프트’는 90만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데비 베이커 세일즈 매니저는 “가장 많은 구입자는 30대와 40대 전문직 종사자지만 다양한 나이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며 “로프트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로프트의 경우 거주와 작업실 겸용이 허용되는 조닝인지를 확인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작업실은 말 그대로 작업 공간이나 쇼룸, 또는 컨설팅을 위해 외부 사람들의 방문을 허용하는 것이지 판매업이나 소매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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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나 창고 건물이 주는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현관 로비에 화단을 가꾸었다.

LA시가 부족한 주거 공간 해소를 위해 다운타운 지역의 상업용이나 산업용 공장을 주거 공간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지난 99년부터 펼치면서 앞으로 다운타운 지역의 로프트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다운타운 지역에 디즈니센터 등 문화 시설이 계속 들어서면서 다운타운 지역이 뉴욕의 맨해턴 같이 24시간 낮과 밤이 없는 예술과 문화의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건설중이거나 건설이 계획되는 다운타운 로프트만 30여개, 유닛으로는 수천개에 달하고 있다.

글·사진=조환동 기자 john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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