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직업과 프로의식

2004-02-18 (수)
크게 작게
우리는 평소에 보험인, 회계사, 변호사, 의사, 부동산 중개인 등 많은 분야의 전문인들을 접하며 살고 있다.

그들은 전문인으로서 프로의식과 근성을 갖고 자기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의 자세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리고 멋지게 치리하고야 말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해내는 이들이다.

하지만 프로는 허황된 마음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분야, 업무에 대한 정확한 지식, 식견을 갖추어야 하고 일 처리 능력, 감각을 길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겉모습만 전문인인 사람들은 한인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 또한 투철한 직업의식 없이 허울뿐인 전문인은 비난받기 일쑤고 스스로 도태되기 마련이다.


요즘 취재 때문에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부동산 중개인들이다. 이들은 한인들의 내 집 장만은 물론 이민가정의 가장 큰 재산증식을 이루는데 디딤돌 역할을 하는 전문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들 대부분에게서는 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승부의욕과 승부근성이 강함도 느끼곤 한다. 이처럼 전문인으로서 투철한 직업정신을 갖고 일하는 중개인들을 만날 때는 기분도 참 좋아진다.

부동산업계 취재를 하다보니 부동산 중개인 뿐 아니라 융자 등 관련분야의 한인 대부분은 전문인들로 모범적인 성장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양심적이지 못한 소수 때문에 부동산업계에 불신을 갖고 있는 고객도 있었다. 그로 인해 한인 중개인보다 외국인 중개인을 선호하는 한인들도 여전히 있는 듯해 참으로 안타까웠다.

특히 부동산 중개인으로 입문하려는 한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잘못된 직업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성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몇년을 견디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이처럼 직업의식이 뚜렷하지 않으면 전문인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는 단지 전문인 뿐 아니라 모든 직업에도 통용되는 말일 것이다.

한인사회에는 아직도 낡은 직업관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이 다니는 직장에서 일하는 것을 단지 생계만을 위해 돈을 버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노동은 힘들지만 그 반대급부로 보수를 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도 있고 심지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직장생활을 한다’는 다소 살벌한 직업의식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많은 한인들이 일에 대한 보람을 찾지 못하고 육체적 고달픔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직업이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되며, 원만한 사회 생활과 인간 관계 및 봉사를 하게 하며 그리고 생의 보람과 자기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은 프로가 되어야 하며 자기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삶과 인생을 사랑해야 한다. 자신의 직업과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진정한 프로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이 하니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최초가 되겠다는 도전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억지로 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율의 즐거움을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진정한 프로는 혼자서도 잘하지만 함께 하면 더 잘하는 팀웍을 즐기는 사람이다. 따라서 내부적으로는 팀웍을 살리고 외부적으로는 인간관계를 잘 해나가는 사람이 강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비전이란 미래의 바람직한 모습이다.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의욕도 높아지고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게 된다. 변신의 진정한 의미는 바람직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라 한다.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한인들이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달프다는 생각에서 탈피하여 꿈을 가지고 미래에 도전하는 직업인으로서의 프로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창흠(편집위원)
chyeon@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