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Interest Only 모기지

2004-02-12 (목)
크게 작게

제이 명 - 키웨이 파이낸스 대표

오늘은 ‘interest only’라는 새로운 변형의 모기지 운용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Interest only란 과연 어떤 것인가. 이것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 그대로 원금(principal)은 배제한 채로 고정된(fixed) 이자율(rate)을 토대로 계산된 이자(interest)만을 지불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고정된 이자율을 전제로 한다고 해서 완전한 고정(30yrs fixed 등) 프로그램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변동 프로그램중 하나인 ‘교체형 변동’(hybrid: convert ARM)에도 거의 모두 적용되며 상대적으로 순수 고정 모기지 보다 고정된 이자율 자체의 보장 기간은 짧아도 이자율이 유리한 까닭에 이 프로그램은 더 많이 선택되어 지고 있다. 기간의 보장보다 지불 이자의 실리적 보장을 선택하는 현명한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필자가 오랫동안 역설해 온 ‘평균 거주기간’이 지니는 의미가 현실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분명히 현명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필자 개인의 생각이라 서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역설적인 반증을 들자면, 오랫동안 원금 상환의 관념적 매력을 내세웠던 주체가 스스로 이러한 운용방식을 탄생시켰다는 것은 더 이상 수요자들이 원금 상환의 관념적 함정에 빠지지 않을 거란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단순히 보면 주택가 상승에 따른 융자 상환의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사상 최저의 평균 이자율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판단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7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주택과 융자 시장의 호황, 특히 지난 1, 2년 사이에 형성된 역사상 유례 없는 모기지 이자율을 통해 너무 많은 수요자들이 고정에서 고정으로의 재융자 또는 매입 융자를 또 다시 선택했지만 반복돼온 순수고정으로의 융자 경험을 통해서 그 손실의 느낌이 현실의 관념적 함정에 기인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오래 내면 낼수록 복리 이자는커녕 연리 이자 1달러조차도 없이 본인이 지불한 원금만 그대로 돌려 받는 황당한 원금상환의 실체를 조금씩 깨닫게 됐다는 것은 이제라도 다행한 일이다. 이러한 변화의 추세라면 이젠 더 이상 모기지 역사에 과거와 같은 순수 고정 프로그램의 점유율은 기록되지 않을 것이다. 고정된 이자와 페이먼트 그리고 원금 상환이라는 고정(fixed) 모기지의 관념적 장점이 마치 안정된 인생을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듯한 착각에서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머물렀고 그로 인해 고정돼버린 손실과 돈(money)이라는 실체적 현실의 부담과 압박에 고착된 인생을 살아왔다. 모기지는 절대 세이빙 어카운트가 아니다. 빌린 돈에 이자를 지불하는 것 자체는 타당하지만 이자 소득 없는 곳에 추가적인 지불금은 실리적이지 못하다. 이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긴장과 관념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진정한 일깨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213) 792-5133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