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속질주 가주 부동산시장 외부요인에 취약하다

2004-02-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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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과 불황 사이클 심하고
저금리 지속여부 불투명
집값도 주민소득 증가율 웃돌아

‘가주 부동산 호경기는 모래에 기반을 둔 것인가’
전국적으로 부동산 거품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가 특히 거시 경제와 가격 상승등 외부 요인 변동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 관심을 끌고 있다.
부동산 전문 학자인 웨슬리 칼리지 칼 케이스 교수와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가 최근 공동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LA와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지역 등의 부동산 가격이 주민의 수입 증가율을 훨씬 추가하고 있어 앞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가주 부동산 시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심해 부동산 매매와 구입 시기에 따라 명암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 교수에 따르면 지난 21년간 밀워키 주택 가격 상승은 LA와 같이 3배정도 상승했으나 밀워키가 매년 꾸준한 가격 상승을 보인 반면 LA는 가격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여러차례 있었다.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부동산 시장의 경우 지난 12월 중간 주택가가 40만4,520달러를 기록하면서 전국 중간가인 17만3,200달러보다 두배이상 높았다.
이같은 높은 가격이 지탱될 수 있었던 것은 6%미만으로 40년이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낮은 모기지 금리. 그러나 낮은 모기지 금리가 언제까지 가파른 가격 상승을 지탱할 수 있을지 두 교수는 의문을 보내고 있다.
이와관련, 주택시장의 건강척도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인 주택 구입 능력 지수의 지속적인 하락도 부동산 거품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가주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23%로 하락했다. 이 지수는 한해동안 30%에서 23%로 7%나 하락했다.
지역 전체 가구중 중간 가격의 집을 구입할 수 있는 가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이 수치는 지난 15년이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가주 주택구입 능력지수는 지난 89년 5월에 14%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저를 기록한바 있다. 당시 주택 중간가격은 20만1,020달러, 평균 모기지 금리는 10.46%였다.
지난 12월 중간가 40만4,520달러를 20% 다운페이먼트하고 5.82% 고정 금리로 30년 대출을 받아 구입하려면 연수입이 9만4,730달러가 돼야 하는데 이같은 수입을 가진 가구는 전체의 23%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또 가주 주민들이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믿고 있는 등 소위 ‘거품 심리’가 적정선 이상의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 교수는 “이같은 심리는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
지금이라도 무리해서 사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대중 강박심리를 조성시켜 많은 바이어들에게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가주 부동산 시장이 유지되려면 앞으로도 모기지 이자율, 주경제 등 모든 요인들이 완벽해야하지만 현실에서 완벽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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