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미동포와 한국정치

2004-02-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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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도 한국 정치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재미동포들이 많다. 그들의 주장은 비록 몸은 미국에 와 있지만 조국에 대한 애국심은 조금도 변하지 않아 사랑하는 조국의 현실 정치를 한시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 중에는 미국 와서도 한국 라디오나 TV, 비디오만 보며 일상 생활을 순한국식으로만 살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중에는 가게를 부인한테 맡겨놓고 한국으로 날아가서 선거운동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것을 거론하면 귀에 거슬리는지 “당신은 한국사람 아니냐? 한국사람이면 한국사람 답게 살아야지 미국 왔다고 미국식으로 살면 되느냐?>고 당장 거친 말을 쏟아놓는다. 그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더 이상 대화를 계속할 수 없어 그냥 혼자 껄껄 웃고 만다.


재미동포들이 조국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자기가 활동하는 미국의 전문분야에서 각자가 크게 두각을 나타내어 성공하는 것이다. 또 그렇게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더라도 자기 주위에서 칭찬받는 훌륭한 미국시민이 되는 것이 조국을 진정으로 빛내고 또 사랑하는 것이다.

예일대 법대 고홍주 학장이나 골프천재소녀 미셸 위는 비록 한국정치에는 문외한에 가깝지만 자나깨나 조국의 현실정치만 바라보며 걱정하는 다른 재미동포들 보다 조국을 더 사랑하고 빛낸다고 본다.

조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치제도가 위협받지 않고 또 구준한 경제발전이 계속되는 한 재미동포들은 조국의 현실 정치는 일단 모국에 사는 친척이나 친구들한테 맡기고 미국생활에서의 자기 발전에 한층 더 힘쓰며 매일 매일 잘 먹고 잘 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윤 주 환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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