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직, 정도, 정상

2004-0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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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공포의 나날을 보내던 2003년이 어느덧 훌쩍 지나 벌써 희망의 새해 2004년도 한달이 지났다. 신정, 구정도 다 지났다. 눈보라 치고 매서운 한겨울 추위도 한풀 꺾이고 있다.

지금 막 입춘대길(立春大吉)이 되고 있다. 이런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하고 사는 우리는 이 한해를 소중하게 관리하며 살아가야 할 때라고 본다. 이 땅 미국은 확실히 꿈과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그 꿈과 기회가 누구에게나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만사가 다 그러하듯이 이 땅의 꿈도 원리와 순서를 따라갈 때 열매가 있게 된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이 제멋대로 돌지는 않는다. 자연의 산천초목이 마음대로 피고 지는 것이 아니듯이 인간 사는 것도 자유니 해방이니 인권이니 하는 것도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만사가 길이 있다. 우리는 이 길을 바로 알고 가야 목적을 달성하는 게 아닌가.


필자는 오늘이란 세대가 미국이나 한국이나 온 세계가 너무나 무경우, 무질서, 무례한 세상임을 보게 된다. 지금 미국은 힘만 있으면 다 된다는 생각이 노출되고 있다. 그래서 이라크 전쟁을 하고 세계 무역을 힘으로 밀어부치려 한다.

한국과 북한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남쪽은 정권쟁탈에만 급급하고 북한은 1천만 이산가족 만남과 아사 지경에 있는 백성의 식량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핵을 만들어 적화통일만 전념하는 비인도적이며 비생산적인 지구상에서 가장 사악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천륜과 인륜을 저바린 비인도적이고 비도덕적인 국가 사회는 반드시 망한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알아야 한다.

인류역사에서 가장 강성했던 로마제국이 망할 때 그들이 창검이나 군사력이 약하거나 경제가 빈약해서 망한 것이 아니다. 너무나 부패하고 잔악해서 망한 것이 아닌가. 오늘날 미국의 힘과 풍요는 너무나 많은 부도덕한 문화를 산출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 모든 면에 따를만한 표준이 없다. 법도 질서도 없이 그 때 그 때마다 인기만 있으면 대통령도 되고 국회의원도 된다. 이것이 남한의 민주주의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와 시대적인 해법을 생각하며 이 한 해를 걸어가야 하겠다. 필자는 금년을 정상화로 가는 길을 모색하려고 한다. 그 첫째는 정직이다. 미국은 건국이념 중 하나가 정직이다. 미국사회 모든 윤리강령은 정직이다. 아무리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도 법 보다도 도덕성에 결함된 정직에서 어긋나면 대통령 내놔야 한다. 공직자가 부당한 기프트나 뇌
물을 받으면 즉시 파면된다.

두번째 정상화로 가는 길은, 정도 즉 바른 길이다. 우리 속담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꿩 잡는 게 매다’라고 했다. 이 말은 정도로 가는 게 아니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목적을 위해 법도 질서도 무시하면서 되기는 했는데 되어지는 과정이 잘못되어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 심지어 검찰총장까지 줄줄이 구속 수감되곤 한다.

정상화엔 반드시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정도를 걸어야 한다. 그렇게 된 후에 비로소 정상화 되는 게 아닌가. 우리는 개인이나 가정이나 사회 국가가 정상화 될 때 비로소 서로간에 신뢰가 가고 해서 건강한 개인, 건강한 사회와 국가가 되는 게 아닌가. 이런 나라가 오늘이란 21세기의 강대국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너무나 병들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헤매고 있다. 진정 어느 한 사람 개인이나 가정, 국가, 사회에서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정신적으로 정상이 못 되면 모자라거나 돈 사람이 된다. 가정도 교회도 사회도 모두 마찬가지다.

금년엔 정직하게 정도를 걸어 정상에 도달된 사람이 되어 몸의 정상(건강) 가정의 정상(행복), 교회의 정상(은혜) 사회의 정상(평화)화로 건강하고 행복하며 은혜롭고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싶다.


권유순(예수원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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