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 지도에 대한 일고(一考)

2004-0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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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청소년센터의 신년하례 만찬 예배에 주최자측으로부터 기도 요청이 있기에 필자는 기도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청소년센터가 발족한 지는 벌써 10여년의 긴 세월이 흘렀다. 그간 수많은 청소년들을 선도한 결과를 인정받아 뉴욕시 당국으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막대한 사업 보조금도 받고 오늘과 같은 큰 성과를 이룩한 것을 볼 때 우리 한인 기성세대는 그간 희생적 헌신과 노력을 한 여러 목사님들과 지도 선생님들에게 찬사와 감사를 아끼지 않는 바이다.

바라옵기는, 인제부터는 농사를 예로 들면 파종기에서 추수기로 접어든 이 시점이니 불을 끄는 소방서 역할에서 떠나 화재(불)를 예방하는, 다시 말하면 사춘기에 있는 청소년들을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즉, 길이요 진리인 예수를 확실히 깨닫고 성경 말씀대로 올바르게 가르치어 위대한 vision(비전)과 꿈과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인내와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꿈이 있는 청년은 세상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는다. 옛날(60년대) 학생 시절을 회상해 보면 수업을 마치기가 무섭게 우리는 곧바로 대학 도서관으로 들어가 밤 늦게까지 공부에 열중하였다. 주일에는 친구들이 찾아올까봐 아파트 문을 안에서 잠구고 공부하였다.

천여명의 학생들이 물 뿌린듯이 조용한 침묵 속에서 너도 나도 공부에 정신을 집중하다 보니 세상의 유혹에 빠져들래야 빠져들 기회 조차 없었다. 그 당시는 청소년 문제란 문구 조차 없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도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

청소년 지도를 담당한 지도선생이나 우리 기성세대는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 자신들의 책임문제라기 보다도 기성세대인 우리들의 지도책임 문제라고 자성해야 한다. 돈 좀 벌었다고 술 취해 허랑방탕하고 집에 돌아오면 부부싸움 하고 맛사지 팔러나 유흥업소를 돌아다니면서 밤을 새우고 남을 속여 사기 횡령하고 심지어는 애인이 배신하였다고 살인하는 등등 이러한 풍비박살난 가정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이 무엇을 본받겠는가.

그렇게 집을 뛰쳐나가 돈 떨어지면 탕자와 같은 신세로 전락하게 되고 급기야는 범죄집단에 가입하여 마침내는 갱단원이 되어 무서운 흉악 범죄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요는 올바른 가정, 진실되고 참된 가정, 사랑과 관용이 풍만한 가정이 되어 자녀들을 올바르게 솔선수범하여 잘 키워나가야 하겠다. 공부만 잘 하라고 타이르라는 말이 아니라 정서교육, 인간교육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의(道義)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관직에 근무하는 부모가 매일같이 뇌물같은 불법의 금품을 받는다면 그를 지켜보는 자녀들이 장차 성장하면 부모의 잘못을 본받아 역시 뇌물을 밥먹듯이 받아먹을 것이 아니겠는가?

지난 크리스마스 방학 때 필자는 20명의 손자들을 스키장으로 데리고 가서 일주일간 빌라에 유숙하면서 자녀들의 스키 타는 모습을 지켜보고 만족하였다. 열심히 공부하다가도 방학 때는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아이들을 볼 때 한없이 기쁘고 만족하였다.


그들 중에 달나라를 처음 정복한 암스트롱이 졸업한 인디애나주의 Perdue대학 우주항공과에 재학중인 손자 생각이 떠오른다. 엉뚱하게도 우리가 상상 조차 하지 못한 우주항공학과라는 말 조차 알지 못하던 그러한 과를 손자가 지망하고 공부하니 말이다.

그렇다. 청소년 시절에는 위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 손자의 말인 즉, 앞으로는 우주시대라는 것이다. 우주를 먼저 정복하는 나라가 지구를 제패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큰 꿈을 청년들은 갖고 달리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위대한 꿈을 심어주자. 이것이 저들을 선도하는 첩경일 것이다.


라정순(대뉴욕지구 원로성직자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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