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미국내 우리 국악의 현주소

2004-0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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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장단이 어찌도 그리 신명나는 지’.
현재 북미 순회 공연중인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지난 8일 퀸즈 칼리지 콜든센터에서 펼친 사물놀이는 동포들에게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볼거리였다.
왼쪽과 오른쪽을 오가는 장고 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너무도 빠르고 숨가쁜 장고 가락은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고 장내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어느 나라 타악기도 이렇게 신이 날까.사물놀이를 만든 김덕수씨는 47년째 국악에 몸담아오며 외길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그의 장고연주는 사람이 치는 장단일까 의심이 들 정도로 신기에 가깝다.

지난달 31일 미네아폴리스를 시작으로 북미 순회공연에 들어간 김덕수패는 11일과 12일 커네티컷 웨슬리언 대학, 14일 뉴저지 포노마, 15일 플로리다 탈라세, 17일 루이지애나 루스톤, 19과 20일 아칸소주 파이에트 빌, 26일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 28일 델라웨어 윌밍턴, 3월1일 캐나다 토론토를 끝으로 우리 전통 문화를 알리는 공연을 마친다.


김덕수씨는 2세들에 국악보급을 위해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있다. 재즈와 사물놀이의 만남을 시도했던 그는 미국 대학내 서양의 금관악기와 사물놀이 악기가 합쳐진 밴드를 결성, 미국 사회속에 우리의 전통 가락을 심어주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일년에 해외 공연이 20여 차례 이르는 바쁜 공연일정 속에서도 김덕수씨는 미국 대학생들에게 국악 보급을 위한 웍샵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짧은 기간 뉴욕 국악계를 둘러 본 그는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제대로 된 국악 보급이 절실하다. 국악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긴 전통문화예술을 가꾸고 보급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국악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 다소 왜곡돼 있고 놀이성에 치우친 미국내 우리 전통 예술의 현주소는 국악인들 사이에서도 종종 지적되는 사항이다.

유독 화려한 의상과 얼굴 화장이 튀는 우리의 춤보다는 손끝 발끝에 우리의 정서가 담긴 소박한 한국의 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김진혜 <특집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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