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쓴소리 좀 할까요...

2004-02-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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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약은 단 약보다는 쓴 약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잘못된 습관 또는 성품과 근성에 대해서 솔직하게 짚어보고 무엇이 잘못 되었으며 또한 잘못된 그 내용들을 간추려 미사여구로 좋은 말만 하지 말고 오래동안 고질병과 같이 잘못되었던 점들을 쓴약으로 처방하여 개선 또는 고쳐 나가자고 하는 의미에서 새해 벽두부터 쓴 소리 좀 할까
한다.

특히 근래 한국의 정치하는 사람, 또는 사업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곳 뉴욕의 동포사회에서 이름 석자 내놓고 동포사회를 대표한다고 자부하는 사람 등 소위 지도계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래 기술하는 내용에 합당되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할 때 진실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은근히 고집불통이며, 자가당착에 빠져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아집과 독선적이며 남이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며 아닌 척하면서 남의 흉내 내기를 좋아한다. 또한 옛 것에 연연하여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며 솔직하지 못하다.


개인적으로는 남과 동화되기를 싫어하며 몇 사람만 모이면 패거리 지어 남을 비방하며 상대방 죽이기를 좋아하고, 자신에게 자그마한 명예만 생기면 침이 마르도록 자신을 내세우기를 좋아한다. 조금 어려운 경지에 다달으면 자신을 숨기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남의 치부를 들춰내며 흉보는 데는 둘째 가라면 서러우며 남을 칭찬하는데는 얼마나 인색한지 모른다.

약자에게는 무자비하게 강한 척하고 강자에게는 야비할 정도로 비겁하며 약하기 이를 데가 없다. 자신의 과거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조금 입지가 나아지면 안하무인으로 사람이 돌변한다. 그리고 과거 자기와 비슷한 입장의 사람에게는 오히려 하대하며 무시를 한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남이 하면 시기심으로 훼방을 놀며, 잘못은 애써 은폐하고 남의 허물을 들
추어내어 크게 광고한다.

어려서부터 민족성의 우월감만을 강조하고 단결력이 부족하여 화합이 어려우며 항상 타민족에게 밀리고 있다. 가정에 충실치 못하면서 외부에 나가서는 성인군자 행세를 서슴치 않는 이중성격이 있으며 상사 또는 윗사람에게는 지나치게 아부하며 아첨하고 밑사람에게는 가혹하게 행동을 한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잘못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필자 역시 같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우리 민족의 단점만을 들춰내어 우리 자신을 비하하고 있는 모양이 ×묻은 강아지가 겨 묻은 강아지를 욕하는 격으로 비춰지겠지만 이것은 솔직한 우리들의 잘못된 습관과 근성이며 성품인 것을 자인하지 않으면 아니된다. 물론 이런 단점만이 아니고 우리 민족 고유의 강인하며
슬기로운 장점들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

그러나 나쁜 점들만 팽배하게 되면 좋은 장점들은 퇴색되어 영원히 빛이 바랠 수도 있는 것이다.우리 자신을 알고 크게 깨달으며 시정해 나가지 아니하면 우리는 항상 퇴보하며 발전이 없게 됨을 자각하여야 한다. 이곳 뉴욕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은 새로운 해를 맞아 크게 변화하는 모습으로 새롭고 참신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비록 이민자의 입장에서 이곳에 살고 있지만 선진국 사람들의 본 받을만한 모든 여건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영리하고 재주 많은 우리 자신들의 장점들을 최대한으로 살펴가며 이 땅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변화하는 역사를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권병국(픽포스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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