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인사 만사

2004-0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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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 대구의 한 식당에서 물티슈 대신 물수건을 줬다는 이유로 손님이 식당 주인을 구타한 우습지만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물론 물티슈 한 장 때문에 주먹을 휘두른 사람은 일반적이라기보다는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한국인들의 정서를 한번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일이다. 늘 한국 식당에 가면 느끼는 점이 식당 종업원들에 대한 한인들의 말투나 태도이다.

손님들에게 음식을 전해주는 것이 웨이츠레스나 웨이터의 임무인 만큼 서비스를 받았을 때 손님이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감사합니다’라는 다섯 글자를 너무나 아낀다. 어떻게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명칭이 붙었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말이다.


한국의 모 은행장은 ‘인사 만사(萬事)’를 항상 강조했다고 한다. 이 행장은 ‘오잘, 오즐, 오수’라는 경영 철학을 펼쳤다. ‘오잘, 오즐, 오수’란 ‘오늘도 잘 합시다’, ‘오늘도 즐겁게 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세요’를 뜻하는 것이다. 따뜻한 인사 한마디는 그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할 수 있다.

흔히 한국인들은 “부모나 선생님에게 ‘너‘(You)라는 표현을 쓰는 미국인들이야말로 예의 없는 민족”이라고 한다.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높임말이 없기 때문에 위의 주장에 대한 잘잘못을 가릴 수는 없지만 미국 문화로부터 한국인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 그것은 ‘하이’와 ‘땡큐’를 아끼지 않는 미국인들의 표현력이다.

오잘, 오즐, 오수....
그 행장이 누구인진 모르지만 은행 직원들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왠지 든다.


정지원(취재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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