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기지 융자 없이 크레딧으로 집구입

2004-0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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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오브 크레딧 프로그램

모기지보다 낮은 이자로 100%까지 융자
원금 페이먼트등 탄력적 납부가능 이점
고정수입 없는 사업가·세일즈맨에 인기
금리인상 부담·빚 되레 증가 우려도


몇 년 전만 해도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고정 모기지 또는 변동 모기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됐다. 고정 모기지와 변동 모기지의 유형도 많이 변형되면서 지금은 각각 여러 가지 옵션이 생겼지만 기본 원리는 바이어가 구입가격의 20% 미만 내에서 다운페이하고 나머지는 렌더로부터 융자를 얻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본 원칙은 똑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국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요 렌더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새로운 주택 융자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방식은 전통적인 모기지가 아닌 주택을 구입하기전에 미리 라인 오브 크레딧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다.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알아본다.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 프로그램의 장점
지금까지 홈바이어들은 집 가격에 근거를 둔 라인 오브 크레딧을 1차 모기지를 뒷받침하는 제2차 모기지의 일환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매년 두자리 수의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이자율도 반세기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라인 오브 크레딧만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융자 프로그램을 렌더마다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가주 최대의 홈모기지 렌더 중 하나인 컨트리와이드 홈론사가 지난해 여름 이같은 내용의 ‘FlexSaver Adjustable Rate Mortgage’를 선보인 후 워싱턴 뮤츄얼, 아메리세이브, 퀵큰론 등 대형 모기지사가 에퀴티 라인 융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콘트리 와이드 홈 론사에 따르면 이 융자 프로그램은 첫 달 신청자가 회사의 역대 어느 융자 프로그램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신축성과 편리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만달러 현금을 가진 바이어가 25만달러 주택을 구입할 경우 렌더로부터 모기지가 아닌 23만5,000달러의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를 받는다. 바이어는 현금 5만달러와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중 20만달러를 합쳐 집을 구입하고도 3만5,000달러가 남는다. 칸추리와이드의 경우 5% 다운페이할 경우 40만달러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으며 최고 100만달러 대출까지 가능하다.
새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낮은 이자율. 새 상품의 이자율은 프라임 금리와 연관돼 있는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정책에 힘입어 프라임 금리는 3년 전의 9.5에서 현재는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렌더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자율은 프라임 금리 또는 그 이하로까지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라임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 받으려면 높은 크레딧 점수는 물론 대출 액수를 주택 시세의 80% 미만으로 낮추고 클로징 경비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는 대신 포인트가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자율이 낮은 또 다른 이유는 대출 조건으로 주택이 담보로 설정되기 때문에 부동산 상승 마켓 상황에서는 렌더 입장에서 위험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이같은 상품의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라인 오브 크레딧은 어떻게 갚나
새 상품의 인기 비결은 매달 고정적으로 페이먼트를 하지 안아도 된다는 신축성이다. 보통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를 받은 후 첫 10년 동안 고객이 원할 경우 이자만 내도 된다. 원금 페이먼트는 11년째부터 낼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이자가 낮을 경우 20만달러 대출을 모두 사용해도 4% 이자율을 적용하면 매달 667달러의 이자 페이먼트만 내면 된다. 아예 어떤 달은 이자를 내지 않고 대신 이자와 원금 등 갚아야 할 액수가 증가하게 할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방식으로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매달 내면서 쌓이는 에퀴티는 없지만 가파른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보이지 않는 ‘에퀴티’에 만족하는 홈바이어들이 많다는 것이 렌더들의 설명이다. 홈바이어 입장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다른 장점이라면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는 모기지와 같이 이자율이 전액 세금 공제가 된다는 점이다.
렌더들에 따르면 라인 오브 크레딧의 편리함과 신축성 때문에 이 융자 제품을 가장 많이 신청하는 홈바이어들은 수입이 고정치 않은 사업가들이나 세일즈맨들이라고 한다. 컨트리와이드 홈 론의 비제이 라라 부사장은 수입이 줄어들면 이자만 내는지 아예 페이먼트를 안 해도 되고 수입이 많으면 원금까지 갚을 수 있다는 신축성과 편리함 때문에 수입 변동이 많은 홈바이어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구입한 집에 오래 거주하지 않고 몇 년(보통 5년 이내)만 거주할 목적의 바이어들도 이 프로그램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라인 오브 크레딧의 단점과 위험성
라인 오브 크레딧 융자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일반 모기지보다 낮은 이자율이 현재 존재하기에 가능하다. 연방정부가 프라임 금리를 통해 통화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몰고 간다면 새 상품의 이자율도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언제까지 프라임 금리가 현재와 같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일부 바이어에 국한돼 있기는 하나 집을 구입하고 남은 에퀴티를 쉽게 사용하는 등 필요 이상으로 빚이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모기지를 갚아 가는 사람보다 라인 오브 크레딧 대출 액수가 많은 사람들의 크레딧 점수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저금리와 가파른 가격 상승 마켓에서는 프라임 금리가 급상승해도 에퀴티 라인으로 집을 구입한 사람의 대부분은 전통 모기지로 변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반 모기지보다 낮은 이자율에 따른 전체 융자 상환액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에퀴티 융자 신청이 인기를 끌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환동 기자>john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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