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도매상가 개발에 기대한다

2004-0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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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에 인접한 칼리지포인트의 20애비뉴 샤핑몰 건너편에 들어설 대규모 한인 도매상가 개발 계획은 한동안 침체체 빠졌던 한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희소식이다.

한인 도매상과 투자자 52명이 만든 칼리지포인트 도매회사는 최근 뉴욕시 경제개발국으로부터 이 지역의 재개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 재개발 사업에는 미국계와 중국계 회사 등 10여개사가 입찰경쟁을 벌였는데 한인 업체가 최종 낙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칼리지포인트 도매회사는 24에이커에 달하는 이 부지에 1억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 200여개의 도매상과 부대업체가 입주하는 상가를 신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회사측은 한인 뿐 아니라 타민족 투자가들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한다고 한다. 한인사회에서 이처럼 힘을 합쳐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것은 처음이며 타민족의 자본까지 끌어들이는 계획도 처음이므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의 개발은 한인사회에 획기적인 두 가지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첫째는 한인도매상의 재기이다. 맨하탄의 브로드웨이에서 한인경제의 중추를 형성했던 한인도매상은 치솟는 부동산 임대료의 압력과 중국계 등 타민족 도매상의 약진으로 인해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한인도매상은 임대료가 싼 곳을 찾아 흩어지기도 해 소매상의 발길이 줄어들게 되었는데 앞으로 도매상가가 신축되어 도매상이 밀집 입주하고 맨하탄 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부담하게 되면 도매업이 되살아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동남아 등 제품의 생산수입지를 다변화 함으로써 타민족 업체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플러싱 한인상권의 확장이다. 그간 플러싱지역에서는 다운타운 이외의 지역으로 상권이 확장일로에 있었고 특히 메인스트릿 서쪽은 하루가 다르게 새 상권이 형성되었으나 대부분 중국계 업자들의 투자로 개발되었다. 따라서 한인타운인 플러싱에서 한인들의 발판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한인회사가 이번 개발 계획을 맡게 됨으로써 플러싱에서 한인 상권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이와 같은 한인들에 대한 상권 개발의 길을 열어놓았다.

칼리지포인트 도매회사의 도매상가 개발계획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계획이 차질없이 이루어져 한인 도매상가가 재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칼리지포인트 도매상가가 헌츠포인트 청과시장과 같은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번 도매상가의 개발을 계기로 한인들이 힘을 모아 대규모 개발계획에 뛰어드는 새로운 투자시대가 시작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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