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쿄 대부’(Tokyo Godfathers)★★★★

2004-0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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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대부’(Tokyo Godfathers)★★★★

긴과 키유키와 하나(왼쪽부터)가 주은 아기의 처리문제를 놓고 격론하고 있다.

만화로 다룬 홈리스 피플

극영화보다 더 호소력 있게 그려

일본의 젊은 만화영화 감독 사토시 곤(새 천년 여배우)의 이야기 풍부하고 플롯이 다양하며 또 인물들의 성격이 복잡한 어른들을 위한 만화영화다. 액션과 사건 그리고 살아 있는 인물들이 극영화보다 더 사실감 있는데 현실과 환상을 섞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홈리스 피플 문제를 유머를 섞어가며 깊숙하게 다뤘다.
일종의 철학적 근저를 지닌 사회비평 영화로 웃음과 비애를 잘 섞어 가정과 가족의 귀중함을 말하면서 아울러 사회가 집 없는 사람들과 게이 등 주변 인물들에게 보다 관용적이기를 과장됨 없이 호소하고 있다.
만화영화로서는 보기 힘든 내용들인 자살과 도박, 가정파괴와 복수 및 유아납치 등을 다루면서 궁극적으로 속죄와 구원을 말하고 있다. 이 영화는 존 포드가 감독하고 존 웨인 나왔던 이색 서부극 ‘3명의 대부’(1949)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도쿄 신주쿠 지역의 크리스마스 이브.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도 한 가족을 이룬 긴과 하나와 키유키는 홈리스 피플. 술 주정꾼인 긴은 도박 때문에 가정을 버렸고 여장남자인 하나는 게이 바 가수였으며 틴에이저로 성질이 불같은 키유키는 아버지를 칼로 찌르고 가출했다.
이들이 서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한다고 쓰레기 더미를 뒤지다가 버려진 젖먹이 여아를 발견한다. 그리고 아이 갖는 게 꿈인 하나의 고집으로 3인은 뜻밖에 버려진 아기의 부모가 된다.
그러나 이들은 먼저 키요코라고 이름지은 아기의 부모를 찾기 위해 명함과 사진을 단서로 함박눈이 쏟아지는 도쿄의 번화가와 뒷골목을 누비면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액션과 모험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과거 역사와 직면하면서 과거를 뉘우치고 가족을 그리워하며 또 희망을 찾아간다.
플롯은 3인의 과거와 그들과 각기 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묘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이야기가 매우 아기자기하게 진행되는데 3인의 마지막의 해피엔딩이 고생과 속죄 끝에 얻은 것이어서 마음이 흐뭇하다. 그림도 좋고 음악과 색깔도 내용과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PG-13. Samuel Goldwyn. 22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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