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로 상태 집 값에 큰영향

2004-01-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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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 힐스에 거주하는 빅토리아 와이너는 10여년전 집을 살 때 동네의 도로 상태를 무시했던 것을 지금 후회한다. 차를 운전하며 동네로 진입할 때마다 군데군데 파인 구덩이 때문에 차가 움찔거리는 것도 싫었지만 막상 집을 팔려니 나쁜 도로 상태가 상당한 장애요소로 드러났다. 집앞 도로만 상태가 좋았어도 벌써 팔렸을 집이 몇 개월째 바이어들이 왔다가는 돌아서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LA 일원의 도로 상태는 미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나쁘다. 고쳐야할 도로는 많고 예산은 적고... 도로 보수 신청서를 시에 접수시켜도 현재로서는 4년내지 5년 뒤에나 공사가 개시된다고 한 시의원 사무실은 밝히고 있다.
또 모든 도로 보수 요청이 전부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주로 안전이나 접근도에 따라 보수여부가 결정된다.
로럴 캐년 스트릿에 사는 타드 윌리엄슨은 도로 공사로 주택가격이 30만달러나 오르는 횡재를 누린 케이스. 이 도로 인근의 주민들은 차 한 대가 지날 수 있는 좁은 그랜드뷰 드라이브를 포장해달라고 지난 1979년부터 시에 청원을 넣었는데, 윌리엄슨은 지난 2000년 4월 도로 서비스 국(Bureau of Street Service)에 편지를 썼고 지난해 5월30일, 그러니까 편지가 접수된지 3년, 포장공사가 시작된지 7일만에 그랜드뷰 드라이브의 주민들은 새로운 포장 도로를 갖게 됐다.
집에 접근하기도 더 쉬워졌고, 타이어 마모도 줄어들게 됐고 응급시 앰뷸런스나 소방차가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새 도로가 생겨서 가장 좋았던 것은 100만 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윌리엄슨의 저택의 가치가 훌쩍 뛰었다는 것. 3월에 감정했을 때보다 9월 감정에서는 30만 달러가 더 나왔다.
노스리지 피나클 부동산회사의 한 에이전트는 페인트가 벗겨진 것과 마찬가지로 집앞 도로에 홈이 패이거나 상태가 나쁠 경우 바이어의 구매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며 주택 가치도 3%내지 5%는 하락시킨다고 말했다.
도로 상태가 매끈하다는 것은 주택 매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 반대로 나무 뿌리 때문에 인도가 들고 일어나거나 차도에 구덩이가 파이는 등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동네 주민 모두가 비싼 댓가를 치른다.
LA의 원더랜드 애비뉴에 있는 한 3베드룸 주택이 좋은 사례. 79만 달러에 나왔던 이 집은 의당 팔렸어야할 때보다 4개월이나 더 지나서야 팔렸는데 가격도 75만달러로 깎였다. 나무 뿌리가 도로를 8인치나 들어올려 자동차가 지나가기 불편했던 점이 결정적인 걸림돌이었다.
베버리힐스의 레이크 글렌 드라이브에 있는 한 3베드룸 주택의 경우는 도로에 파인 구덩이가 악재였던 케이스. 이 집은 시장에 내 놓기가 무섭게 팔리는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게 거의 7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를 고친지 불과 2~3주만에 부르는 가격대로 팔 수 있었다.
프루덴셜 캘리포니아 부동산의 에이전트 탐 오루크는 도로 상태가 나쁘면 부동산 가치를 10%나 떨어뜨릴 수 있다며 만약 도로 보수 계획이 확정돼 있을 경우에는 주택 판매시 이같은 정보를 최대한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로 보수는 시정부로부터 허락을 받는데 까지 긴 세월이 걸리지만, 공사 자체는 큰 문제가 없는 한 대부분 1주 내지 4주가 소요되면 구덩이 메우는 정도는 며칠만에 끝난다.
따라서 집을 팔 계획이라면 수년전부터 도로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고 보수의 필요가 있다면 시에 공사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 파는 시점에서 도로 상태가 나쁘다면 이미 때는 늦었다.


도로 보수 문의처

사는 지역의 도로 보수 공사 계획이 있는지는 시장실이나 공공사업국(public works department)에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또 해당 지역 시의원 사무실에서도 도로 포장 요청을 심사하고 시급도와 도로 상태등을 고려해 공사 우선 순위를 평가한다.
많은 시에서는 웹사이트를 통해 건설 현황이나 개발 프로젝트, 서비스 요청 옵션등을 공시하고 있다. 일례로 LA시의 경우 www.cityofla.org/BOSS, 패사디나는 www.ci.pasadena.ca.us.에서 정보를 구할 수 있다.


LA 도로상태는 전국최악

LA시는 전국에서 도로가 가장 불량하다. 지난 5월 발표된 ‘도로 정보 프로그램’의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LA도로의 67%가 수용할 수 없는 상태였고 31%가 수용할 수 있는 정도, ‘좋음’은 2%에 불과, 도로 상태가 최악인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샌디에고도 수용불가 61%, 수용 35%, 좋음 5%로 도로 상태가 아주 나쁜 축에 속했고 샌버나디노-리버사이드는 수용불가 42%, 수용 55%, 좋음 3%였다.
LA는 미전국에서 가장 큰 도로망을 갖고 있는데 총연장 6,500마일로 미대륙 횡당 2차선 도로를 두 번 놓을 수 있는 정도다.
도로상태는 날씨와 트래픽, 관리 정도에 영향을 받는데 서부주의 트래픽이 많은 지역의 도로는 평균 16년내지 20년을 견딘다. 캘리포니아 주거 지역 도로의 수명은 25년내지 3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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